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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사기, 檢 '찐센터'가 막는다

최종수정 2020.09.29 10:24 기사입력 2020.09.2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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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서류, 진짜인지 알려줘 콜센터' 개설
연중무휴 24시간 운영… "진위여부 물어봐주세요"

보이스피싱 사기, 檢 '찐센터'가 막는다


[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김동현 검사입니다. 김지영씨 통장이 범죄에 이용됐습니다."


휴대전화 너머로 굵직한 남성 목소리가 들렸다. "전라도 광주에 사는 김진철씨 아십니까? 지금 김지영(가명)씨 명의로 된 통장이 발견돼 수사 중입니다." 들어보니 발음이 좀 어눌했다. 보이스피싱 아닐까 생각도 들었지만 찜찜함이 가시지 않았다. 김씨는 은행을 찾아 최근 자신의 명의로 발급된 통장이 있는지 확인했다.

박민수(가명)씨도 '서울중앙지검 수사관'이라고 주장하는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귀하께서 30억원 이상 사기사건에 연루돼 피해자임을 스스로 소명해야 합니다. 계좌 현금을 인출해 주면 일련번호를 확인하고 돌려드리겠습니다." 남성은 수사공문을 보여주겠다며 통화 중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문자메시지를 보니 실제로 사건개요와 공문이 나타났다. 박씨는 포털사이트에서 자신과 같은 사례가 있는 것을 확인한 뒤 보이스피싱이란 걸 알았다.


앞으로 김씨나 박씨처럼 검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자 은행을 찾거나 포털사이트를 검색할 필요가 없어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인권감독관 산하에 '보이스피싱 서류, 진짜인지 알려줘 콜센터'(찐센터)를 개설하고 업무를 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보이스피싱이 의심될 경우 찐센터 직통번호 010-3570-8242(빨리사기)로 전화를 걸면 담당 수사관들이 사실 여부와 검사실 소환, 조사 여부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검찰 관계자는 "찐센터를 통해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검찰 관련 위조 서류 사용 사례

검찰 관련 위조 서류 사용 사례



서울중앙지검이 찐센터를 설치하게 된 배경은 보이스피싱 수법이 나날이 교묘해지고 있다는 데 있다. 검사를 사칭하거나 검찰 관련 위조 서류를 활용해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편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중앙지검이 올해 재판에 넘긴 보이스피싱 사건 432건 가운데 검찰 사칭형은 176건(40.7%)으로 금융기관 사칭형(227건ㆍ52.5%) 다음으로 많았다.

검찰 사칭형 보이스피싱은 위조 구속영장, 재직증명서 등 검찰 관련 위조 서류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런데 진위 판단이 쉽지 않다. 전문가 입장에서야 가짜 서류임을 알아볼 수 있지만 검찰 서류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 입장에서는 진짜 서류라고 믿을 정도다. 위조 채권양도증서, 채무변제확인서 등도 자주 사용되는 서류 유형이라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문제의 서류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찐센터' 전화번호로 보내 주면 신속한 진위 확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연락하는 과정에서 악성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된 휴대전화의 경우 '찐센터' 번호를 누르더라도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연결될 우려가 있어 다른 사람의 전화기를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당부했다. 찐센터는 연중무휴로 24시간 운영된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은 어떤 경우에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서류를 보내거나 현금을 인출해 오도록 하지 않는다"며 "검찰 관련 보이스피싱이 의심스러울 땐 찐센터로 바로 전화달라"고 전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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