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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기업' 폭증에 비상 걸린 은행…부담에도 실탄 비축 딜레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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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기업 역대 최대 찍었는데
은행 대손충당금 적립 등 비상
4대 은행 올 후순위채 3조 육박

'좀비기업' 폭증에 비상 걸린 은행…부담에도 실탄 비축 딜레마(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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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 빚으로 연명하는 '한계기업'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시중은행들이 유사 시 활용할 실탄을 비축하기 위해 잇따라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은행권이 자본확충을 위해 대규모로 발행한 후순위채권이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국제결제은행(BIS)도 '좀비기업'들로 인해 한국 금융시장의 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4대 은행, 올해 후순위채권 발행 규모 3조5000억…지난해보다 1조3000억 증가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 등 국내 4대 시중은행들이 올해 들어 발행한 후순위채 규모는 3조원에 육박한다. KB국민은행이 지난 24일 정정공시를 통해 오는 4분기 중 발행한다고 밝힌 5억 달러(약 6000억원) 규모의 외화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후순위채권)을 합하면 3조5000억원이 넘는다. 이미 지난해 연간 발행 규모인 2조2000억원을 1조원 이상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은행별로는 지난 2월 신한은행(2900억원)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이 3월(4000억원), 5월(4500억원)에 이어 8월에도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연이어 발행했다. 당초 국민은행은 올 2분기에 5억 달러 규모를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채권 시장 여건 악화를 감안해 발행 일정을 연기했다. 하나은행도 지난 3월 3500억원에 이어 지난달 3400억원 규모로 후순위채를 발행했고, 우리은행도 3월과 6월 각각 30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시중은행들이 앞다퉈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는 것은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자본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후순위채는 은행들의 자본확충 수단으로 쓰인다. BIS 등 국제기구는 은행이 발행한 만기 5년 이상인 장기 후순위채를 자본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국민은행의 지난 6월 말 기준 BIS총자본비율은 지난해 말에 비해 1.47%포인트 하락한 14.38%로 주요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계기업發 부실 우려 가중

문제는 한계기업들로 인한 부실 우려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한계기업은 5000곳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한 지난해(3475곳)보다 1500곳이 늘어난 수치다. 최악의 경우 올해 기업 10곳 중 2곳은 한계기업이 될 것이란 게 한은의 전망이다.

후순위채권이 채권 변제 순위가 낮아 높은 금리를 보장해줘야 팔리기 때문에 은행으로서는 향후 자금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코로나19 금융지원으로 수익을 올리기 힘든 상황에서 후순위채 발행은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은행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기업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위해 실탄 확보를 멈출 수 없다는 점도 은행들에게는 딜레마다.


BIS 건전성 주의보 "韓, 은행이 코로나19 금융수요 담당"

상황이 이렇자 BIS는 최근 한국 시중은행들에 대한 건전성 주의보를 내렸다. 시중은행이 코로나19 금융수요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어서다. BIS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민간부채 증가 부분은 전부 은행대출이 차지했다.


BIS는 부실기업이 속출할 경우 은행들의 '충격흡수능력'이 중요한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채산성이 낮았던 좀비기업들이 저금리와 정부의 공적지원에 의해 연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우애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BIS는 룩셈부르크, 노르웨이, 핀란드, 멕시코 등은 직접금융 조달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홍콩, 중국, 한국은 시중은행이 코로나19 금융수요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어 건전성 관리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고 설명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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