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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화재' 중상 입은 형 깨어났다…동생은 의식 없이 반응만

최종수정 2020.09.25 22:43 기사입력 2020.09.2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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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인천 미추홀구 화재로 중상 입은 형제
형 A 군, 이름 부르면 반응 보여
동생은 눈 떴지만 여전히 반응 없는 상태

인천 미추홀구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미추홀구 빌라에서 초등학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화재를 일으켰다. / 사진=연합뉴스

인천 미추홀구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미추홀구 빌라에서 초등학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화재를 일으켰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라면을 끓이려다 불이 나 중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 중 형이 화재 발생 11일 만에 눈을 떴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14일 인천 미추홀구 한 4층 짜리 빌라 2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크게 다친 초등학생 A(10) 군과 B(8) 군 형제는 이날도 서울 한 화상 전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 군은 이날 사고 이후 처음으로 눈을 떴고, 의료진이나 가족이 이름을 부르면 눈을 깜박이는 등 반응을 보였다. 다만 B 군은 형처럼 눈은 떴으나 이름을 불러도 반응을 전혀 하지 못하는 상태다.


앞서 지난 14일 오전 11시10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한 4층짜리 빌라 2층 집에서 이들 형제가 라면을 끓이던 중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인해 A 군은 신체의 40%에 3도 화상을 입었고, B 군은 1도 화상에 그쳤으나 유독한 공기를 흡입해 자가 호흡이 힘든 상태였다. 두 사람 모두 중환자실에서 산소호흡기에 의존한 채 치료를 받고 있다.

초등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화재가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 외벽이 지난 17일 오전 검게 그을려있다. / 사진=연합뉴스

초등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화재가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 외벽이 지난 17일 오전 검게 그을려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들 형제는 불이 나자 119에 전화를 걸어 "살려주세요"라고 다급하게 외쳤다. 소방당국은 휴대폰 위치를 추적, 불이 난 장소를 확인하고 출동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불은 2층 집 10평(33㎡) 내부를 모두 태운 뒤 이날 오전 11시29분께 진화됐다.


형제는 기초생활 수급 자녀로, 평소 학교에서 급식을 통해 끼니를 해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학교가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면서 급식을 먹을 수 없게 되자, 스스로 라면을 끓여 식사를 준비하려다 이같은 변을 당했다. 당시 이들 형제의 어머니 C 씨는 집을 비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C 씨가 A 군과 B 군 형제를 방임·학대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지난달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인천시에 따르면, C 씨는 지속해서 이들 형제를 방임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8년부터 올해 5월까지 C 씨가 A 군 형제를 돌보지 않고 방치한다는 주민 신고가 세 차례 접수됐다.


이같은 문제를 두고 당시 인천 아동보호 전문기관은 C 씨와 상담을 진행, C 씨에게 자녀를 위해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라고 권고했으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해당 기관은 지난 5월12일 C 씨를 방임 및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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