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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정치거물 긴장하게 한 그시절 '청년 진보자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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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박용진·신장식, 30세 안팎의 나이에 총선 파란…조순형·이해찬 등 중진 의원들과 맞서 선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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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민주노동당이 진보정당 간판을 달고 원내에 진출한 지 16년이 흘렀지만 진보정치는 여전히 험난한 길을 걷고 있다. 제17대 총선에서 10석의 의석을 확보하며 다크호스로 등장할 때만 해도 한국 정치의 토대를 바꿔놓을 것이란 기대를 받았지만 정치적 위상은 역주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제21대 총선 성적표는 기대 이하였다. '정치의 심장'인 서울은 당선자는커녕 지난 총선과 비교해도 아쉬운 성적표를 내놓았다. 정의당은 서울 지역구에 출마한 인물도 적었지만 득표율도 저조했다. 마포을에 출마한 정의당 오현주 후보가 8.87% 득표율을 얻은 것이 그나마 선전한 결과이다. 다른 정의당 후보들은 서울에서 5%를 넘은 후보가 한 명도 없을 정도로 당선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 후보 역시 마포을 지역구 당선자인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후보의 득표율 53.75%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이른바 스타 정치인의 부재가 지역구 고전의 원인이라는 진단도 있다. 고(故) 노회찬 전 의원이 세상을 떠난 이후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는 의미다.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추모문화제가 2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리고 있다.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이 밖에서 영상을 통해 추도식을 함께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추모문화제가 2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리고 있다.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이 밖에서 영상을 통해 추도식을 함께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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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노 전 의원은 2012년 4월 제19대 총선에서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 통합진보당 후보로 출마해 57.21%(5만2270표)를 얻으며 압승을 거뒀다. 당시 2위인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는 3만6201표(39.62%)를 얻는데 그치며 완패를 거뒀다.


노회찬 후보가 얻은 득표율은 진보정당의 서울 총선 역사상 최고의 성적표였다. 스타 정치인을 만들어내지 못한 게 경쟁력 저하의 원인일 수 있지만 그것으로 모든 의문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진보정당이 유권자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자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2020년의 정치지형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진보정치의 토양이 척박했을 무렵, ‘청년 진보자객’들이 서울의 정치 거물과 맞서 파란을 일으켰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그들의 나이는 서른 살 안팎에 불과했다. 여의도 정치의 시선으로 볼 때 그들은 정치신인에 불과했지만 유권자들에게는 미래를 향한 투자로 받아들여졌다.


그들의 상대는 한국 정치 역사에 이름을 남긴 거물들로 당시의 경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과 다를 바 없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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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0년 제16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 조순형 후보는 서울 강북을 지역구에 출마해 46.45% 득표율을 얻으며 당선됐지만 만만한 승부는 아니었다. 당시 만 28세에 불과했던 민주노동당 후보가 13.26%를 얻으며 선전했기 때문이다.


2000년 서울 총선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주인공은 민주노동당 박용진 후보(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미스터 쓴소리’로 잘 알려진 정치인 조순형은 1981년 제11대 총선에서 원내에 입성했던 정치 베테랑이다. 박용진 후보는 정치 거물을 상대로 선전을 벌이며 관심을 모았다.


2004년 제17대 총선은 서울 관악을 지역구 선거 결과가 흥미로웠다. 총선에 출마해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인물, 정치인 이해찬은 관악구의 절대 강자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등 민주당 계열 3명의 대통령 탄생을 견인한 그는 대표적인 킹메이커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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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이해찬 후보는 17대 총선에서 41.11%의 득표율로 당선은 됐지만 여유 있는 승부는 아니었다. 한나라당 김철수 후보가 33.32%를 얻으며 추격전을 펼친 데다 새천년민주당 유종필 후보도 13.38%를 얻으며 선전했다.


서울에 출마한 다른 열린우리당 후보들은 젊은 세대의 지지를 토대로 득표율을 올렸지만 당시 관악을 지역구는 사정이 달랐다. 민주노동당 신장식 후보가 1만3699표(11.33%)의 득표율을 얻으며 젊은 세대와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표를 잠식했기 때문이다.


당시 신장식 후보의 나이는 만 32세에 불과했다. 신장식 후보와 박용진 후보가 만 30세 전후의 젊은 나이에 정치 거물들을 상대로 선전을 벌인 것은 뚜렷한 자기 색깔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어우러진 결과다.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은 진보정당(정의당)이 곱씹어볼만한 대목이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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