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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영끌·빚투…한은 "금융 잠재리스크 커졌다"(종합2보)

최종수정 2020.09.24 12:37 기사입력 2020.09.2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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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안정상황 보고서
금융안정지수 '주의' 단계…금융위기 이후 최고

올해 5곳 중 1곳은 한계기업
돈 벌어서 이자도 못 내는 기업 갈수록 늘어

가처분 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 사상최대
상호금융 기업대출 리스크도 커져

코로나·영끌·빚투…한은 "금융 잠재리스크 커졌다"(종합2보)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끝날 줄 모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우리나라의 금융 시스템의 잠재 취약성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으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실물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빚을 늘린데다, 자산시장 쏠림현상까지 나타나며 빚을 내 투자하는 경우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올해 말에는 국내 기업 5곳 중 1곳은 한계기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고,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도 사상 최대를 기록해 부채의 질이 갈수록 나빠지며 금융 시스템의 잠재리스크를 키우는 모양새다.


24일 한국은행은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지난 2분기 신(新) 금융안정지수(FSI-Q)가 70.1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3분기(72.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말에만 해도 64.1 수준이던 FSI-Q는 1분기 68.2를 기록한 뒤 2분기엔 70을 넘어섰다. 올해 한은이 처음 개발한 FSI-Q 지수가 66을 넘어서면 '주의' 단계, 81을 넘어서면 '위기'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은 관계자는 "큰 폭의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위험선호현상이 강해지며 취약성이 지속적으로 커졌다"며 "부동산시장의 위험선호현상이 커진 것, 가계ㆍ기업부문 부채 증가가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2분기 금융 여건을 반영해 예측한 향후 1년간 GaR(Growth-at-risk)는 -4.5%(연율 기준)로, 1년 전(-3.0%) 대비 1%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GaR는 현재 금융여건하에서 발생 가능한 미래 GDP 성장률 중 하위 5% 분위에 해당하는 성장률을 의미한다.


올해 5곳 중 1곳 이상은 한계기업 전락…5033개

보고서는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충격을 감안할 때 올해 한계기업 비중은 21.4%로, 지난해 대비 6.6%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한계기업이 진 빚도 175조6000억원까지 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115조5000억원) 대비 한계기업이 갖고 있는 빚이 60조1000억원이나 늘어난 것이다. 이는 전체 외부 감사기업 여신의 22.9%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계기업의 예상부도확률도 지난 6월 평균 4.1%로, 비한계기업의 예상부도확률(1.7%)보다 2.4배 높았다.


민좌홍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올해 코로나19 매출충격 중 심각한 스트레스상황을 가정했을 때, 한계기업 수는 5033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체 외부감사 기업 중 3년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기업이 21.4%까지 늘어난다는 얘기다. 한계기업 예상부도율 추이에 대해선 "올해 들어 예상부도확률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2018년 12월 3.1%에서 올해 6월 기준 4.1%로 올랐다"고 말했다. 한계기업 예상부도율은 주가 동향으로 추정한다.

빚은 크게 늘었는데 갚을 능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1분기(4.7배) 대비 급락한 3.1배를 기록했다.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은 기업들의 대출이 늘면서 지난해 말 78.5%에서 82.2%로 상승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 한계기업으로 전락하는 기업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한계기업에서 벗어난 기업은 838개로 2018년(768개) 대비 증가했지만, 새롭게 한계기업으로 진입한 기업이 같은 기간 892개에서 1077개로 더 빠르게 증가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장에서 퇴출돼야 할 한계기업들이 저금리로 연명하고 있다"며 "매출, 당기순이익, 영업이익, 자본잠식 정도 등의 지표를 파악해 옥석을 가려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 19로 이전부터 늘어나고 있던 한계기업의 증가 속도가 더욱 가팔라졌다"며 "대기업들도 한계기업으로 들어오는 등 한계기업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한계기업에 더해 새롭게 한계기업에 진입하는 수가 많아지면서 한계기업이 겹겹이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코로나·영끌·빚투…한은 "금융 잠재리스크 커졌다"(종합2보)

코로나·영끌·빚투…한은 "금융 잠재리스크 커졌다"(종합2보)


가처분 소득대비 부채비율 사상 최대…지방경기 악화에 상호금융 부실 가능성

저금리ㆍ저성장 기조에 풀린 돈이 자산시장으로 향하면서 가계부채도 급증세다. '영끌'과 '빚투' 열풍이 불면서 대출을 받아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가계의 가처분가능소득대비 부채 비율은 2분기 기준 166.5%(추정치)로, 한은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7년 1분기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작년 2분기보다는 7.0%포인트 늘었다.


특히 한은은 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주택관련 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되는 가운데 기타대출(신용대출)의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봤다. 올해 6~8월 중 주택 관련 대출 및 기타대출 증가 규모는 각각 15조4000억원, 17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81.2%, 93.3% 확대됐다.


금융기관 중에선 상호금융(농협ㆍ수협ㆍ산림조합ㆍ신협 및 새마을금고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지방소재(비수도권) 상호금융들이 부동산 관련 업종에 기업대출을 늘려뒀는데, 지방 경기가 악화하며 관련업종 대출의 건전성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6월 말 기준 상호금융의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24%로 2017년 말(1.60%) 이후 빠르게 상승했다. 특히 고정이하여신액 증가율은 2016~2017년 중 연평균 20.3%에서 2018~2019년 중 75.6%, 2020년 6월 말 59.0%(전년 동기 대비)로 크게 확대됐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은 2017년 말 1.30%에서 올 6월 말 4.11%로, 부동산업은 0.91%에서 2.91%로 부동산 관련 업종의 연체율 상승폭이 숙박음식업(+1.08%포인트), 도소매업(+1.04%포인트) 등 여타 업종을 2배 이상 웃돌았다.


그런데도 상호금융의 부동산 관련 업종 대출증가율은 계속 오르고 있다. 2016~2019년 중 연평균 부동산 관련업종 대출증가율은 50.6%로, 해당 기간 전체 기업대출 증가율(38.3%)을 크게 웃돌았다. 부동산 관련 업종의 대출잔액(새마을금고 제외)은 6월 말 72조4000억원으로 전체 기업대출의 55.6%를 차지하고 있었다. 특히 한은은 지방소재 상호금융 연체율을 눈여겨보고 있다. 지방소재 상호금융 연체율(2017년 말 1.17% → 6월 말 2.27%, +1.10%포인트) 상승폭은 수도권 소재 상호금융(1.20% → 1.54%, +0.34%포인트)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조선ㆍ해운 등 지역주력산업 업황 부진이 두드러진 동남권(부산ㆍ울산ㆍ경남) 연체율이 가장 크게 상승(1.38% → 3.04%, +1.66%포인트)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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