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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트럼프 대통령의 '15일짜리' 관세 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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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관련 좌담회, 정인교 인하대 교수./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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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으로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가 상대국의 보복 관세 조치에 또다시 일방적으로 관세 조치를 철회하는 '15일짜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포고령'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중국이 아니고 캐나다산 알루미늄이 타깃이었다.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 캠페인도 조심해야 할 상황임에도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6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월풀 공장을 방문했다.

4년 전엔 주로 빨간 모자를 쓰고 다녔으나, 이번에는 코로나19 방역 실패 책임을 의식했는지 특별히 검정색 마스크를 썼다. 월풀 공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캐나다에 알루미늄 관세를 재부과함으로써 미국 산업을 보호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이튿날 발표된 미국의 노동자를 위한 트럼프의 집권 2기 6가지 공약은 코로나19 퇴치, 미국 경제 회복,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의약 제조국 건설, 국가 안보 관련 산업 보호로 수백만 개의 제조업 일자리 창출, 미국 기업의 리쇼어링(국내 복귀) 및 미국 노동자 공약 준수 등이다. 4년 전 공약에 코로나19 대응을 추가한 것이다.


여기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강해지기 위해선 제조업 국가가 되어야 하고, 다수의 바보(기존 정치인)에게 끌려다니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워싱턴 컨센서스 등 개방정책을 중시하는 워싱턴 정치인들을 물갈이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평소에 하던 발언을 되풀이했다.

4년 전 대선에서 '끔찍한 협정' '미국 국민이 피를 흘리게 만든 협정' 등으로 악평하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개정해 지난 7월1일부터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으로 발효시켰다.


트럼프는 USMCA 발효를 대선 캠페인용 홍보 자료로 만들기 위해 지난 7월8일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총리를 초청했지만 트뤼도 총리는 거절했다. 트럼프의 속셈이 뻔히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한 달 뒤 트럼프 대통령이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캐나다산 알루미늄에 추가관세를 부과하자 캐나다가 미국 조치에 똑같은 금액('달러 대 달러')으로 되갚아주겠다고 공언했고, 실제로 지난 16일 36억캐나다달러의 보복 관세 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캐나다의 리스트가 미 대선에 적잖이 영향을 줄 수 있는 품목으로 정해졌다는 소문이 돌자 캐나다 발표 직전에 미 무역대표(USTR)는 관세 철회를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미국의 설명은 지난 5월 캐나다산 알루미늄 수입 월간 증가량이 최근 10년 중 가장 높았기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했으나, 최근 수입 추이로 보면 월평균 수입액이 1~7월 월평균보다 50%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9월1일자 이후 관세 부과를 철회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같은 달 15일, 15일짜리 10% 관세 부과 대통령 포고령을 내린 셈이다. 트럼프 치하의 미국이 아니라면 일어나기 어려운 어처구니없는 짓이다.


그럼에도 조건을 달았다. 특정 알루미늄 수입량이 9월 8만3000t, 10월 7만t, 오는 11월 8만3000t, 12월 7만t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철회를 결정한 것이다. 수입량이 미국 예상치인 105%를 초과하는 달엔 10%의 관세를 그달치 수입 전체에 소급해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맞대응 전략이 먹혀들었다고 판단한 캐나다는 관세 철회에 안도하면서도 미 대선 이후 미국과의 통상관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USTR은 캐나다와 협의했다고 하지만, 캐나다 측은 모든 것이 미국의 일방적 결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실상 쿼터 체제로 바뀐 것을 이번에 캐나다가 받아들이게 되면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예상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이는 다른 국가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캐나다와 달리 미국에게 맞대응할 수 없는 국가는 어떻게 될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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