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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올 美 대선, 이전과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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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2016년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자국에 미치는 영향력 인식 측정에 있어 한국이 1등을 차지한 바 있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나 자유무역 협정 폐기 등 아웃사이더 트럼프 후보가 거침없이 쏟아내는 공약으로 인해 우리 국민들의 염려가 컸던 탓으로 보인다. 올해 2020년 미국 대선은 어떨까?

1980년대 이후 악화하던 미국 정치와 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거의 정점에 이르렀다. 전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모든 경제 지표는 최악이다. 더구나 대대적인 우편 투표 도입으로 개표 상황도 점치기 어렵다. 대통령 선거인단 과반수로 승자가 바로 결정되지 않는 경우 추후 전개에 대한 시나리오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 지난 대선 때는 백인 노동자 집단의 분노 표출이 화두였다면 올해 대선 경우 거의 모든 유권자의 불안감이 현재 진행형이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 민주주의 또한 변화와 연속을 모두 살펴야 한다. 첫째, 현직 대통령 트럼프가 여전히 아웃사이더 행세를 한다는 점이 지난 대선과 유사하다. 언론이 가짜 뉴스로 대통령을 공격하고 자신의 업적은 늘 평가절하된다는 불평이다. 코로나19로 경제 지표가 악화함에 따라 트럼프가 치적으로 내세울 이슈가 마땅치 않기도 한다. 둘째,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이 트럼프 비판에만 몰두하다 패배했다면 2020년 조 바이든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이라는 바이든 슬로건은 밋밋하고 민주당 강령도 트럼프 정책과 비슷하다. 셋째, 버락 오바마 시대 이후 소외감과 위기감으로 똘똘 뭉친 보수 백인노동자들이 2016년 트럼프를 일방적으로 지지했다면 올해 역시 인종 문제로 유권자 간 대립 구도가 뚜렷하다. 아들 부시 대통령 시절 공화당이 심각하게 고심했던 라티노 포섭 전략은 트럼프 시대에 거의 잊힌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여론 조사에서 바이든이 앞서고 있지만, 여전히 남몰래 트럼프를 지지하는 중산층 이상 사람들이 숨어있을 수 있다는 점도 유사하다.


올해 대선이 이전과 다른 가장 큰 차이점은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선거라는 사실이다. 지난 4년간 트럼프 정당으로 변모한 공화당의 조직과 자금이 모두 트럼프에게 쏠려 있다. 둘째, 바이든의 경우 힐러리에 비해 비(非)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을 뿐 아니라 오바마 혹은 샌더스와 비교해 볼 때 기대감 또한 상대적으로 낮다. 비호감도야 낮을수록 좋지만 기대감의 경우 낮다고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다. 정치는 '기대의 게임'이다. 본전만 찾아도 칭찬받을 소지가 바이든에게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슬로건 "나는 조를 안다(I Know Joe)" 역시 높은 신뢰감을 표방한 문구지만 한편 크지 않은 기대감도 은연중 내포한다. 셋째, 2016년 당시 트럼프를 찍었던 교외 지역 유권자들이 2018년 중간 선거 때는 민주당 쪽으로 이탈했었다. 그런데 최근의 폭력 시위로 인한 치안 불안 이슈가 이들로 하여금 '법과 질서' 대통령 트럼프를 재고하게 만들 수도 있다. 넷째, 경합 주 흑인 유권자들의 낮은 투표율이 지난 대선 패인이라는 사실을 너무 잘 아는 바이든 캠페인이 선거 막판까지 흑인 표 단속에 나설 것이다. 러닝메이트 해리스에다 오바마, 미셸까지 밀워키, 필라델피아, 디트로이트를 누비고 다닐 것이며 바이든은 흑인 인권 옹호와 불법 폭력 배격을 동시에 외칠 것이다.

이미 몇몇 주에서는 조기 투표가 시작되었고 거의 90% 유권자들이 마음을 정했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이번 대선에서 남은 유일한 게임 체인저는 이달 29일 개최될 1차 TV 토론뿐이다. 두 후보가 얼굴을 맞대고 직접 상대와 토론하는 진검승부를 통해 코로나19와 양극화에 시달리는 미국의 미래가 어느 정도 결판날 것 같다.


서정건 경희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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