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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는 정말 마이크 켜진 줄 몰랐을까…정치인, '뒷담'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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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켜진 줄 모르고 비판…휴대전화 언론사 카메라에 노출
실수로 보이지만 '정치적 목적' 있는 행위라는 시각도
전문가 "정치인들 말과 행동 대부분 정치적 의도 있는 행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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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검사 출신 야당 의원을 비난해 국민의힘이 반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이크 작동 여부 상관없이 추 장관이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말을 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정치권에서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일종의 '뒷담'을 한 것은 추 장관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이인영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방송사 마이크가 켜져 있는 줄 모르고 정부 관료들을 지적한 바 있다.

또한,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휴대전화가 언론사에 노출, 그 내용이 외부로 알려지는 경우도 많다. 이 역시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외부에 노출해 자신의 정치적 소신이나 메시지를 알린다는 시각도 있다. 정치평론가는 정치인들의 모든 행위는 모두 어떤 의도가 있다고 봤다.


추 장관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전체회의 도중 정회가 선포된 후 서욱 국방부 장관이 "많이 불편하시죠"라고 말한 것에 대해 "어이가 없다. 저 사람은 검사 안하고 국회의원 하기를 참 잘했다"라며 "죄 없는 사람을 여럿 잡을 거 같다"고 답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사적인 대화였지만 마이크를 통해 그대로 중계됐다. 해당 발언을 보면 누군가를 특정한 것은 아니지만 자리에 있던 검사 출신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같은 당 유상범 의원은 "추 장관의 '소설 쓰시네' 발언 이후 법사위에서 얼마나 많은 논란이 있었냐"며 "질의한 국회의원이 마음에 안 든다고 마이크 켜진 상태에서 저렇게 말하는 것이 도대체 뭐 하는 짓이냐"며 추 장관 언행을 지적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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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추 장관이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회의의 원만한 진행을 위해'라는 전제를 달았다"며 "그럼 해당 발언에 대해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원만한 회의의 진행을 위해 유감스럽다"며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추 장관은 아들 군 복무 관련 질의를 한 야당 의원을 향해 "소설을 쓰시네"라고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고기영 법무부 차관을 향해 "서울 동부지검장으로 근무하다 갑작스럽게 차관 발령이 났는데, 추 장관 아들 수사와 관련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추 장관은 "소설을 쓰시네"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이후 추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 답변에 나서 "저에 대한 공격은 참겠는데 당일 윤한홍 의원이 고기영 법무부 차관에게 '아들 일을 잘 처리해준 보상으로 그 자리에 왔느냐'는, 상당히 불편한 질문을 하길래 이건 좀 심하다는 모욕감을 대변한 독백이었다"며 "상당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밀담을 나누고 있는 이인영 전 민주당 원내대표(우)와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밀담을 나누고 있는 이인영 전 민주당 원내대표(우)와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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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가 켜진줄 모르고 발언을 했다가 논란을 빚은 사례는 앞서도 있었다. 지난해 5월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이었던 이날 국회의원 회관에서는 당·정·청 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는 민주당의 '을지로위원회'(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출범 6주년 기념을 겸해 민생 대책에 대한 당정형의 유기적 협업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날 자리에는 이인영 전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나란히 앉았다. 회의 시작에 앞서 이인영 원내대표가 "정부 관료가 말 덜 듣는 것, 이런 건 제가 다 해야…"라고 말을 꺼냈다. 이에 김수현 전 정책실장은 "그건 해주세요. 진짜 저도 2주년이 아니고 마치 4주년 같아요, 정부가"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전 원내대표는 "단적으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그 한 달 없는 사이에 자기들끼리 이상한 짓을 많이 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전 정책실장은 "지금 버스 사태가 벌어진 것도…"라고 맞장구를 쳤고, 이 전 원내대표는 "잠깐만 틈을 주면 엉뚱한 짓들을 하고…"라고 답했다.


대화는 뒤늦게 마이크를 발견하면서 끝났다. 대화가 공개되자 공무원에 대한 '갑질'이 느껴진다, "레임덕을 인정하는 꼴"이라며, 청와대는 군림하는 곳이 아니라는 야당 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해당 발언 역시 어떤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고의로 한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이날 두 사람의 발언을 정리하면 관료사회의 복지부동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국회 본회의장에 참석한 의원들의 휴대전화 내용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 메시지가 외부로 공개되는 일도 있다. 일각에서는 이 역시 의원의 어떤 소신이나 자신의 메시지를 고의로 언론사에 노출해 대외적으로 알린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 7월 본회의장에서 추 장관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윤석열 검찰총장 아내와 장모 관련 자료를 읽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검찰개혁을 두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하는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냐는 견해도 나왔다.


지난 2016년11월11일 박지원 당시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이른바 '최서원 게이트'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긴급현안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에서 이정현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보내 온 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2016년11월11일 박지원 당시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이른바 '최서원 게이트'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긴급현안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서에서 이정현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보내 온 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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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2016년에 이정현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박지원 당시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보낸 "충성충성충성 장관님. 사랑합니다. 충성", "장관님 정현이가 죽을 때까지 존경하고 사랑하게 해주십시오" 문자 메시지가 언론사 카메라에 잡혔다.


그러나 해당 문자는 발송 3개월이 지난 시점에 박 대표를 통해 공개됐고 이 때문에 어떤 정치적 목적이 있어 일부러 이 대표가 보낸 문자 메시지를 공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진태 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망신 줘서 대표직에서 끌어내리기 위한 술수"라며 "이 대표로선 곤혹스러운 것이고 박지원으로선 폼나 보인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는 정치인들의 행위는 사실상 모두 계산된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마이크가 켜진 줄 모르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말을 하고,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휴대전화가 언론사 카메라에 잡히는 행동은 대부분 의도가 있는 정치적 행위라고 보면 된다"라고 해석했다. 이어 "정치인들의 말과 행동은 모두 목적이 있다.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정치인들의 실수 등은) 거의 '정치적 의도'가 있는 행위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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