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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패야" 격론 빚었던 '김종인 상법'…이번엔 "왜 우리가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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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당내 반대, 그 자체가 별로 중요치 않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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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이른바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통합감독법)에 대해 국민의힘이 '시장 보완'을 들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반시장적 요소는 없애야겠지만 큰 틀에서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과거 직접 관련 법안을 발의할 때만 해도 여야 극한 대립만 빚었다. 하지만 지금은 김 위원장이 둥지를 옮겨 경제민주화를 다시 캐치프레이즈로 내걸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김종인 위원장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공정경제 3법) 자체가 큰 문제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의원들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시정할 것이 몇 개 있으면 다소 고쳐질지 모르지만 3법 자체를 거부하거나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의원 숫자가 많으니까 반대 의견도 제시하는 것인데, 그 자체가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당내 반대 의견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시장이 만능은 아니므로 시장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역할"이라며 "'공정경제'나 '기업규제' 모두 이름부터 상당히 의도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각도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왜 우리 국민의힘이 전향적으로 나가지 못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이자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고 있다. 정무위는 공정거래법과 금융그룹통합감독법의 소관 상임위다.


김 위원장이 수용 의사를 내비친 상황이라 더불어민주당은 속도를 내려 하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공정경제 3법안을 처리하도록 하겠다. 지속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큰 축"이라며 "20대 국회에서도 추진됐으나 야당 반대로 번번히 무산됐다. 최근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공정거래법과 상법의 찬성 의견을 거듭 밝혔다. 야당이 이번만큼은 달라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자회사 경영진에 대해 모회사 소수 주주가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다중대표소송제와 대주주 영향력을 견제하는 감사위원 분리 선임 방안 등은 정부가 제출한 상법 개정안의 핵심이며, 김 위원장이 2016년 발의했던 법안에도 담겨져 있다. 김 위원장의 지론인 경제민주화의 대표적 방안 중 하나이기도 하다.

성 의원은 "저도 그렇고 우리 (김종인) 위원장도 그렇고, 큰 틀에서는 수정하고 시장을 보완하자는 것에 이견이 없다"면서 "그러나 반시장적 요소가 있어서 기업을 옥죄거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부분이 있으면 여야가 협의해서 그 부분을 열어줘야 된다"고 말했다.


재계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데도 보수 야당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일감 몰아주기'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성 의원은 "재벌이라고도 하는데, 대기업들이 사익 편취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면서 "쉬운 말로 일감 몰아주기라고도 얘기하는데, 이런 사익 편취 같은 경우는 상당히 강화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한다. 일감이 하나의 그룹 특수관계인들한테 집중되지 않고 거래하고 있는 소기업들과 중견기업들한테 간다고 하면, 굉장히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중대표소송제와 연관이 깊은 현안이다. 20대 국회에서는 상법 개정안을 놓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수 차례 격론이 빚어졌고 그 중심에 다중대표소송제가 있었다. 때로는 '막말' 싸움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2017년 2월27일 법사위 1소위원회 속기록을 보면 당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법무부 관료에게 답변을 듣다가 중단시켰고, 박범계 소위원장이 개입해 "끝까지 듣자"고 해 실랑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당시 김 의원은 "(자료로 책상을 내리치며) 조용히 좀 해요!" "무슨 그냥, 뭔 깡패야?" 등의 발언을 했다. 박 소위원장은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과도 설전을 벌이면서 "가만히 계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기업에 대한 소송 남발 등 부담을 우려해 대체로 부정적이었으며 철저한 보완책이 없이는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재계가 경영권 위협을 주장하며 적극 반대하는 이슈이기도 하다. 소위원회에서의 대립은 이 같은 배경에서 어떻게든 추진하려는 민주당과 막으려는 자유한국당과의 힘겨루기에서 빚어진 일이었다.


민주당의 총선 압승과 김 위원장의 '이적'은 힘의 균형추를 이동시켰다. 물론 국민의힘 내에서는 여전히 기업 규제로 보고 반대하는 시각이 많다. 성 의원은 "첨예한 문제이고, 시장경제 질서에 일정부분 반하는 부분도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을 한다"면서 "시장을 중시하는 분들도 있고 하기 때문에 의원총회가 열릴 때 보고를 해서 여러 의견들을 모은 후 여야 간 법안 소위할 때 반영하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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