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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 오염고철' 5년간 6t 검출…"4분의 1이 전국에 방치"

최종수정 2020.09.21 08:07 기사입력 2020.09.2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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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현대제철 등 고철 취급자 사업장 내 임시보관
최대 방사선량 0.52~54.7uSv/h로 허용 기준의 5~500배
방치 17건 중 12건이 고철 유통·납품업자와의 처리비 조정 탓
처리비 부담주체·처리기한 규정 없어…"정부 처리 후 구상권 청구"

'방사능 오염고철' 5년간 6t 검출…"4분의 1이 전국에 방치"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최근 5년간 재활용 고철 방사능 감시기를 통해 검출된 '방사능 오염 고철'이 약 6t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4분의 1인 1.3t 이상은 지금까지도 처리·반송되지 못하고 전국에 방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에서 올 8월까지 최근 5년간 방사능 오염 고철이 5976kg(132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지금까지도 수입국으로 반송하거나 폐기 처리하지 못하고 동국제강 , 현대제철 등 고철 취급자 사업장에 임시보관하고 있는 고철은 1380kg(17건)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의 물질'이 검출된 재활용 고철 132건 중 62건은 수입국 등으로 다시 반송됐고, 53건은 '원자력안전법' 등 관련 규정에 의해 처분됐지만, 17건은 지금까지도 각 사업장 내 저장소 등에 보관되고 있다.


2017년 7월 동국제강 포항사업장에서 토륨이 검출된 모터 펜은 3년 이상 경과한 지금까지도 동국제강 저장실에 임시 보관 중인 게 대표 사례다.

자료=조정식 의원실

자료=조정식 의원실



임시 저장된 방사능 오염 고철은 모터 펜, 원형 파이프, 압축 고철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대 방사선량은 0.52~54.7마이크로시버트(uSv/h)로, 피폭 방사선량 허용 기준인 0.11uSv/h의 5~500배에 달한다.


검출된 방사성 핵종은 토륨, 우라늄, 라듐, 코발트 등이다. 장기간 인체에 노출되면 암과 백혈병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우라늄이 붕괴하면서 발생하는 라돈은 석면과 함께 1급 발암물질로 규정돼 있다. 흡연에 이어 폐암 발생 원인 2위다.


'생활방사선법'에 따라 30t 이상의 전기 용융 시설을 운영해 고철을 재활용하는 '재활용고철취급자'는 의무적으로 방사선 감시기를 설치해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방사능 오염 고철'을 보완·반송 또는 수거하는 등의 조치를 해야 한다.


지난해 기준 현대제철, 포스코( POSCO ), 한국철강 등 13개 제강사가 전국 57개의 방사능 감시기를 설치·운용하고 있다.


자료=조정식 의원실

자료=조정식 의원실




절단, 훼손 등이 잦은 재활용 고철의 특성상 원제품과 달리 유의물질 발생·유통 경로와 사용 목적 등을 추적하기 어려워 비용 조정 등으로 처리 시간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방치된 17건의 '방사능 오염 고철 임시 조치' 사례 중 12건이 고철 유통·납품업자와의 처리 비용 조정으로 처리 기간이 지연되는 케이스다.


예를 들어 2018년 4월, 동국제강 포항사업장은 압축고철, 파이프 등 약 480kg의 고철에서 허용 방사선량 기준을 약 277배 초과(최대 선량 약 30.5uSv/h)하는 방사선이 검출되자 지난해 4월 원자력안전재단에 보고했다.


원안위는 관련 규정에 따라 지난해 7월 유의 물질에 대한 조치 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지만, 처리비 조정 등으로 지금까지 동국제강 오염물질 저장실에 임시보관 중이다.


동국제강 포항사업장 사례.(자료=조정식 의원실)

동국제강 포항사업장 사례.(자료=조정식 의원실)



지난 2월 포스코 포항사업장은 약 16t의 스테인리스(STS) 재활용 스크랩을 입고하는 중 허용 방사선량 기준을 약 70배 초과(최대 선량 약 6.9uSv/h)하는 방사선이 검출되자 같은 달 원자력안전기술원에 보고했다.


그러나 방사능 농도 조사·분석 및 유의물질 발생·유통 경로 추적에 장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지금까지도 원안위는 조사 결과를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방사능 오염 고철은 지금도 포항제철소 방사성동위원소 저장실에 보관되고 있다.


포스코 포항사업장 사례.(자료=조정식 의원실)

포스코 포항사업장 사례.(자료=조정식 의원실)



문제는 1.3t이 넘는 ?방사능 오염 고철'이 인천, 경북 포항, 경남 창원 등에 방치돼 있는데도 고철 처리비 부담 주체 및 처리 기한에 대한 규정이 없어 방사능 오염 고철들이 언제 처리될지 기약할 수 없다는 점이다.


조 의원은 "2018년 라돈 침대, 올해 일본산 화장품에서 검출된 토륨·우라늄 등 방사성 물질에 대한 국민 우려가 큰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한 ?방사능 오염 고철?이 지금까지 전국 곳곳에 방치된 것은 주무 부처인 원안위의 직무 유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러 차례 재활용 고철 처리 문제 제기가 있었던 만큼 하루빨리 처리 방안을 원안위 차원에서 강구해야 한다"며 "특히 처리비 문제로 지연되는 건은 정부가 우선 처리한 뒤 관계자에 구상권을 청구하고, 재활용 고철 처리 기한을 규정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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