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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돌봄 공백…라면 먹으려던 초등생 형제 덮쳤다

최종수정 2020.09.18 10:57 기사입력 2020.09.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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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먹으려던 초등생 형제 여전히 의식불명
지난 5월에는 '창녕 아동학대' 사건 논란
정세균 "아동 학대 근절대책 조만간 확정 발표"

초등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화재가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물청소 작업 중 떠밀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컵라면 용기가 물웅덩이에 잠겨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초등생 형제가 라면을 끓여 먹다 화재가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물청소 작업 중 떠밀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컵라면 용기가 물웅덩이에 잠겨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최근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중화상을 입은 초등학생 형제가 사고 발생 나흘째에도 여전히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이들의 어머니는 평소 우울증과 불안증세로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학대 정황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전문기관 등이 꾸준히 아동들과 접촉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대면접촉이 어려워지면서 이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졌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아동 학대 근절 대책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4일 인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초등학생 형제(8, 10세)가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중태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이들의 어머니 A(30)씨는 집을 비운 상태였고, 형제는 코로나19 재유행으로 학교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이날 집에 남아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형제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변을 당한셈이다. 이 사고로 10세 형은 전신 40% 화상을 입었고, 8세 동생은 5% 화상을 입었지만, 장기 등을 다쳐 위중한 상태다.

특히 형제는 A씨로부터 지속해서 학대를 당해온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A씨는 2018년 9월16일부터 올해 중순까지 자녀들을 방임한 혐의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3차례 신고가 접수됐던 것으로 파악됐고, 또 그는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 장애(ADHD)를 앓고 있는 큰아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지난 6월13일 경남 창녕경찰서 별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지난 6월13일 경남 창녕경찰서 별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런가 하면 지난 5월29일에는 경남 창녕군에서 가정 내 폭력 사건이 일어나 사회적 공분을 산 바 있다.


당시 창녕군 대합면 한 편의점에서 양쪽 눈에 멍이 든 B(9)양이 이웃 주민에게 발견돼 파문이 불거진 바 있다. 발견 당시 B양은 몸에 멍 자국이 있었으며, 손가락은 화상을 입어 손톱 일부가 빠져 있는 등 심한 상처가 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B양 가정은 지난해부터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행복e음' 시스템에 위기 가구로 등록됐었다. 이 시스템은 학교 출·결석 등 40여개 정보를 분석해 학대 의심 가정을 구분, 지방자치단체에 알려주는 아동학대 예방 체계다. 그러나 창녕군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보건복지부로부터 방문 자제 요청을 받아 현장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종합하면 가정 내 폭력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코로나19 여파로 교직원·지자체 등 외부인이 가정을 대면 방문하기 힘들어지면서 피해 아동들이 학대에 더욱 취약해진 셈이다.


문제는 피해 아동들이 신고를 꺼린다는 데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가족들과 온종일 집에 함께 잇는 탓에 신고할 기회조차 없어진 것은 물론, 재범이 두려워 신고 자체를 포기하게 된 것이다.


피해 아동 10명 중 8명 이상이 또다시 학대를 가한 부모의 곁으로 돌아가면서 재범 우려는 더욱 커진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2018년 발생한 아동학대 사례는 총 2만4604건이었다. 그중 원가정 보호가 지속된 경우가 2만164건(82.0%)으로 가장 많았고, 일부 조치 후 원가정으로 복귀한 경우도 1020건(4.1%)이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렇다 보니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서는 가해 부모와의 분리, 관련 기관의 보호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6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가정 폭력 피해 아동을 위한 아동 학대 법률을 강화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아동학대의 가해자 중 약 80%는 부모이며, 아동학대 사례 중 약 10%는 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은 아동이 집에 복귀한 후 다시 학대를 받는 재학대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정 학대 피해 아동의 가정 복귀 검증 절차 강화와 그 절차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아동학대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인지해 조만간 아동학대 근절 대책을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아동정책조정위원회에서 "최근 국민적 공분을 산 아동학대 사건들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위기 아동 조기발견과 재발 방지에 중점을 둬 근원적 대책을 마련 중이며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부모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최대한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입양 과정에서 공적 책임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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