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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유동성에 글로벌 '좀비기업' 판친다…기업 신용악화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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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정부 경기부양책 쏟아내자…부채·저금리 의존 부실기업 증가
올 투기등급 회사채 발행 3220억달러…금융시장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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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이 풀리면서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기업들이 판친다. 기업 경기가 크게 위축된 상태에서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 풀기 같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쏟아내자 저렴해진 이자 비용에 길든 기업들이 대거 양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시장의 자산건전성 악화는 물론 장기적으로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는 구조적 문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16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이 기관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올해 8월 중순까지 전 세계 투자등급 기업들이 발행한 신규 채권 규모는 1조7000억달러(약 2006조원), 투기등급(하이일드) 기업의 신규 발행 회사채는 3220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투자적격과 투기등급을 합친 회사채 발행 규모인 1조3000억달러를 크게 웃돈다.

BIS는 "순레버리지비율(자기자본 대비 총부채 비율)이 사상 최고치로 계속 상승하면서 기업 자본 구조는 점점 부채와 저금리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 -4.5~-11.0%로 예상되는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에 따라 파산율은 20~4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면서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기업, 즉 좀비기업의 수가 증가했음에도 각종 공적 지원에 힘입어 대부분의 경제(국가)에서 올해 기업의 파산 건수는 이전 5년보다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회사채 발행 증가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좀비기업의 비율도 높이고 있다. 주요 외신은 미국 상장 기업 시가총액 상위 3000개를 대상으로 주가지수를 산정한 러셀3000지수와 동일한 개념인 로이트홀드3000유니버스지수를 인용해 최소 3년간 이자를 내지 못한 좀비기업의 비중이 2008년 말 8%에서 지난해 13%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비중대로라면 좀비기업은 2008년 240개에서 지난해 390개로, 한 해 평균 15개씩 늘어난 것이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 가운데 부실기업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런 기업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 3월 이후 세계 경제에 유동성 경색 우려가 커지자 미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낮추고 직접 회사채를 사들이는 등 채권시장에 자금을 주입했다. 기업 운영에 숨통을 틔우려는 목적이었지만 동시에 좀비기업이 연명할 수 있는 최적의 여건도 조성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기업 신용등급 변화에서도 확인된다. 신용평가사 S&P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1~2분기 중 미국 기업의 신용등급이 대거 하향 조정되면서 투기등급 기업 비중이 크게 늘었다. 지난 7월 투기등급으로 분류되는 B- 이하 등급의 비중은 전체 기업 가운데 40%에 달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향후 기업 경기가 부정적이라는 평가를 바탕으로 신용등급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이들이 발행하는 회사채는 빠르게 증가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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