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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공휴일? 남의 얘기" 8월17일 중소기업 근로자 절반 출근

최종수정 2020.08.14 15:33 기사입력 2020.08.1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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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7일 임시공휴일…아르바이트생 55.6%, 직장인 41.8% 출근
300인 미만 사업장 임시공휴일 보장 받기 어려워
"대기업, 공무원 휴식권만 보장하는 제도"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 근로자 임시공휴일 동참 분위기 확산해야"

광화문광장 인근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사진=연합뉴스

광화문광장 인근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연주 인턴기자] "휴일이라고 하는데 회사에선 안 된다고 하니 쉴 수 있나요.", "일해도 휴일수당 같은 건 꿈도 못 꿔요."


오는 1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됐지만, 중소기업 근로자와 아르바이트생의 절반이 쉬지 못하고 출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쉬지 못할뿐더러 근무를 해도 대체 휴가나 수당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성공 플랫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아르바이트생 807명,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68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아르바이트생 55.6%와 직장인 41.8%가 이날 출근한다. 또 아르바이트생 고용 사업장 가운데 임시공휴일을 유급으로 쉴 수 있도록 시행하는 곳은 14.1%에 불과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로 지친 의료진과 국민의 휴식권을 보장하고, 휴가철 내수 활성화를 위해 오는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는 광복절과 현충일이 주말과 겹쳐 실제 휴일 수(115일)가 작년(117일)보다 줄었다는 점도 고려됐다.


그러나 중소기업이나 아르바이트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휴식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들은 임시공휴일에도 출근하는 가장 큰 이유가 '회사 방침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대기업의 경우 '근로기준법'에 따라 휴일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내 규칙에 따라 휴무 여부가 결정된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임시공휴일 적용은 300인 이상 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 300인 미만이나 자영업의 경우는 유급휴일이 의무가 아니고 권고대상일 뿐이다.


사측에서 휴무 지정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가동 중단 시 생산량·매출액 등에 큰 타격 △납품기일 준수를 위해 휴무 불가능 등이 꼽혔다.


이같이 대체휴일에 대한 휴식 여부가 갈리자 근로자들 사이에선 박탈감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회사 규모에 따라 혜택이 불공평하게 적용된다는 이유에서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안모(28·여)씨는 "대체공휴일이 지정됐다고 해도 나와는 거리가 먼 얘기다. 솔직히 대기업과 공무원을 위한 제도 아니냐. 누구는 쉬고 누구는 쉬지 않는 게 어디 있냐"며 "임시공휴일에 사기업을 강제로 쉬게 하지 않는 이상 이런 일은 계속해서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직장인에겐 휴일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남들과 평등한 휴식이 보장됐으면 좋겠다"라며 "누굴 위한 대체휴일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카페 아르바이트생 박모(25·남)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한 번도 휴일에 쉬어본 적이 없다"며 "카페나 음식점 아르바이트 같은 경우에는 쉬는 날 손님이 더 많기 때문에 연장근무를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심지어 대체공휴일에 출근한 근로자 중 대부분이 별도의 휴가나 휴일수당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에서 아르바이트생 77.1%, 직장인 70.5%가 '별도의 휴가는 지급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직장인 김모(27·여)씨는 "대체휴일이 의무가 아니다 보니까 수당을 따로 받지도 못한다"며 "여느 때와 같은 평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직장인 한모(27·여)씨는 "대체공휴일 지정된 이후 쉴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허사였다"며 "회사에서 휴무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아 출근하겠거니 했다"고 한탄했다. 이어 "업무가 많아 출근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대체휴무나 수당은 법적으로 신경 써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자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는 임시공휴일을 고려한 납품기한 연장 등으로 업무 유연성을 증대해 휴식에 동참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지난 6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민들의 휴식시간 보장과 내수진작 등 임시공휴일 지정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기대감은 크다"면서도 "그러나 상당수 중소기업은 매출액 감소나 납품기일 준수에 대한 걱정으로 휴무를 할 수 없거나 아직까지도 휴무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임시공휴일을 감안한 대기업들의 납품기한 연장 등을 통해 많은 중소기업 근로자들도 임시공휴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 확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김연주 인턴기자 yeonju185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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