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초동시각] 연세대는 되고, 인하대는 안된다?

최종수정 2020.08.13 11:14 기사입력 2020.08.13 11:14

댓글쓰기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 산하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인하대학교가 송도국제도시 땅 매매 문제로 시끄럽다. 인천경제청이 송도에 센브란스병원을 짓겠다는 연세대학교에는 특혜를 주면서 인하대에는 인색하다는 여론이 일면서 '지역대학 홀대론'으로 비화하고 있다.


발단은 인천경제청이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며, 인하대에 제공하기로 했던 송도 11공구 내 지식기반서비스용지를 산업용지로 변경하면서 촉발됐다. 인하대로서는 오피스텔과 업무·판매시설 등을 지을 수 있는 수익용 용지가 갑자기 공장 등이 들어설 땅으로 바뀌었으니 반발하는 건 당연하다.

[초동시각] 연세대는 되고, 인하대는 안된다?

인하대는 바이오·항공·자동차·스마트 제조 분야 연구에 핵심을 둔 '사이언스파크캠퍼스'를 조성하기 위해 2013년 7월 송도 11공구 캠퍼스 부지(교육연구용지) 약 6만 8000평을 1141억에 매입하면서 같은 공구 내 지식기반서비스 용지 약 1만 6000평도 공급받기로 인천경제청과 계약했다. 현재까지 송도캠퍼스 부지 대금 956억원을 냈고, 잔금 185억원은 내년 10월까지 완납할 예정이라 송도 캠퍼스 조성에 대한 인하대의 의지는 확고해 보인다.


하지만 토지대금 외 캠퍼스 조성 비용만도 4500억원이 필요해 사업 추진을 위해선 재원 확보가 관건이다. 이런 와중에 수익용 용지가 바뀌어버렸으니 오피스텔 분양 등을 통해 송도 캠퍼스 재원을 충당하려던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된 셈이다.


인천경제청도 나름의 항변은 있다. 2013년 사업협약 이후 송도 11공구 전체에 대한 개발계획이 바뀌면서 용지변경이 불가피했고, 그동안 인하대에 지식기반서비스용지를 매입할 것을 수차례 요청했으나 기한(2017년 4월) 내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인하대 입장에선 당초 제공받기로 한 수익용 부지가 주변 여건 변화로 수익성이 크지 않을 거라는 판단에 선뜻 매입에 나서기가 꺼려졌던 것으로 보여진다. 인하대는 2018년 9월 현 조명우 총장이 취임하면서 송도 캠퍼스 조성을 위한 인천경제청의 지원을 요구하며 여러차례 협의 테이블에 앉았지만 결국 협상력의 한계만 드러낸 채 토지 용도변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인하대는 처음 약속한 용지 보다 더 수익을 낼 수 있는 땅이 필요하지만 인천경제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인하대의 요구를 들어줄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자칫 특정 대학에 대한 '특혜'로 번질까봐 미리 경계하는 눈치다. 당장에 시민단체는 "연세대는 되고, 인하대는 안 되냐"며 인천경제청을 비판하고 나섰다.


인천경제청은 2006년 연세대가 송도캠퍼스 조성 1단계 협약에서 약속했던 세브란스 병원 건립을 이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2018년 2단계 사업 부지를 조건부 승인했다. 해당 사업 용지도 조성원가(3.3㎡당 389만원)에 제공하기로 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지역대학은 찬밥 신세인 반면 연세대에는 온갖 특혜를 몰아주고 있다"며 "인천의 송도 바이오클러스터 구축을 위해서도 인하대 송도사인언스파크 캠퍼스 조성이 꼭 필요한 만큼 박남춘 시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선 2006년 송도가 모양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소위 명문대학을 유치하기 위해선 특혜를 주더라도 유인책이 필요했다며 지금의 인하대 상황과 비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시각도 있다. 송도의 한 주민단체(올댓송도)의 경우 "인하대에 경제적 특혜를 주려면 대한항공, 진에어, 한진해운 등 계열사의 인천 본사 이전이나 인하대의 지역사회 공헌이 수반돼야 한다"며 오히려 인하대를 지원하는 것에 반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이 모여 인하대의 송도캠퍼스 조성에 힘을 실어줄 시민대책위원회를 발족할 예정이고, 시의회 차원에서 인하대에 수익용 부지 제공을 위한 공동협의체 구성을 추진하고 있어 인하대로서는 인천시와 경제청에 전폭적 지원을 요구할 명분을 얻은 셈이다.


그렇더라도 인하대는 송도 경제자유구역, 더 나아가 인천시 발전을 위해 송도사이언스파크캠퍼스 조성이 왜 필요한지를 계속해서 지역사회에 설득해 나가야 한다. 단순히 지역 대학이니 키워달라는 호소여서는 연세대 사례와 같은 특혜 논란만 반복될 뿐이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