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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실적 3분기 저점 찍을까…내년 코로나發 '빚 잔치' 우려(종합)

최종수정 2020.08.10 14:27 기사입력 2020.08.1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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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실적 3분기 저점 찍을까…내년 코로나發 '빚 잔치' 우려(종합)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의 수익성 악화와 부실대출 증가 등으로 하반기 실적 감소 및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3분기 저점을 찍고 4분기에는 회복 반열에 진입할 수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상반기 급격하게 치솟았던 대출성장률 곡선이 완만해지고 저원가성 예금이 늘면서 핵심수익원인 순이자마진(NIM)이 3분기 이후 회복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의 7월 NIM은 전월에 비해 1bp 정도만 하락해 상당히 양호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의 3월 기준금리 50bp 인하와 5월 25bp 인하의 부정적인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날 수 있는 시기를 3분기로 봤다. 이에 3분기 NIM이 최대 5bp 정도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2~3bp 하락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기존 예상은 4분기에도 NIM은 1~2bp 추가 하락하며 4분기 중 바닥을 다질 것으로 가정했다"면서 "하지만 현재의 분위기가 지속되고 기준금리 추가 인하가 없다면 NIM은 3분기에 저점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는 은행의 대출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저원가성예금 급증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시중은행들은 올해 대출성장률 목표치를 상반기에 대부분 채웠다. 1분기 실적발표에서 연 5∼6%대 대출 성장률을 제시했던 KB국민은행은 이미 상반기에 6.77% 늘었고, 신한은행 8.17%(목표치 연 5%대), KEB하나은행 4.30%(연 3∼4%), 우리은행 4.61%(연 5%), NH농협은행 6.11%(연 5.2%) 등이었다. 이에 은행들은 하반기 시작과 함께 관리업종 선정을 속속 마무리하면서 기업대출 옥석 가리기에 들어갔고 가계대출의 경우에도 상반기 빠른 속도로 치솟은 신용대출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한도를 조정하는 등 문턱을 높이고 있다.


조달비용을 낮추기 위해 수시입출금계좌ㆍ단기저축성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을 확대하는 전략도 계속되고 있다. 정기예금 등 저축성 예금에 비해 고객에게 내줘야 할 이자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시입출식 예금의 증가폭은 5월 29조9000억원, 6월 32조8000억원으로 법인 및 개인 자금을 중심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지속했다. 반면 정기예금은 5월에 3조3000억원 감소한 데 이어 6월에는 9조8000억원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여기에 하반기 대손충당금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3분기 저점론에 한몫한다. 5대 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충당금 적립 규모는 총 2조655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3903억원)의 2배 규모에 달한다. 특히 올해 2분기에만 1조8425억원 규모를 적립해 지난해 상반기 규모를 올해는 1개 분기 만에 쌓았다. 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결과다. 이 같은 노력에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최근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으로 은행권에 대한 기존 우려가 상당 부분 상쇄됐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기업은행과 지방은행들이 여신 성장이 올해 하반기부터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경제적 자본 적정성도 일시적으로 약화된 후 향후 2~3년간에 걸쳐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 같은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반기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정부가 일명 '코로나 대출' 관련 만기와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재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향후 부실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기업 및 자영업자를 포함한 경제주체들이 올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 동안 은행에서 새로 빌린 돈은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옥석가리기 없는 '폭탄 돌리기'로 인해 2003년 '카드 대란'과 같은 부실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주가 더 이상 차입금을 상환할 능력이 없는데도 금융회사가 지속적으로 대출기한을 연장해주는 일명 '연명 대출(Evergreen Loan)'은 표면적으로 정상여신이나 그 실질은 부실여신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계차주에 대한 차입금 만기연장 및 이자상환유예 조치는 2003년 카드사태 당시 대환대출을 연상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사태가 발생했던 2003년 신용카드업계의 공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율)은 9월까지 9~10%로 큰 변동 없이 유지됐다. 그러나 이 기간 중 연체채권으로부터 출발한 대환대출이 급격히 증가했고 이를 연체채권에 더해 산출한 대환대출전 연체율은 2002년말 11.6%에서 2003년 9월말 32.1%로 치솟았다. 결국 2003년 11월 LG카드의 유동성 위기 사태로 번지면서 누적됐던 버블(Bubble)이 폭발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됐다. 카드사태는 2003~2004년간 전업 신용카드사 기준 총 9.0조원의 대규모 손실을 발생시킨 가계대출의 대표적 실패사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유예 중인 여신을 모두 문제가 없는 정상여신으로 분류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지표 개선은 '착시효과'일 가능성이 높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코로나발 빚 잔치가 시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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