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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픈 늦습니다" '들쑥날쑥' 영업시간, SNS 통보 맛집…소비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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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당일 휴업·영업시간 공지…소비자들 "배짱장사" 비판
일부 자영업자 "소비자가 방문 전 확인할 필요 있어"
전문가 "규칙적 운영 바람직…고객 배려하는 마음가짐 갖춰야"

서울 시내 한 카페 내에서 고객들이 커피를 마시는 모습.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카페 내에서 고객들이 커피를 마시는 모습.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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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 직장인 A(29) 씨는 최근 직장 동료의 추천으로 인테리어가 예쁘기로 소문난 맛집을 방문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사전에 포털사이트를 이용해 영업시간을 확인하고 방문했음에도 식당이 문을 닫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A 씨는 "결국 근처에 있는 다른 식당으로 가야 했었다"면서 "나중에 추천해준 사람에게 이 사실을 말하니 그날 오픈 시간 직전에 SNS로는 공지했다고 하더라"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당일 오픈 직전에 공지하는 것도 그렇고, 실제 가게 앞에는 아무 공지도 해놓지 않는 게 소비자에 대한 어떤 배려도 없는 걸 나타내는 것 아닌가"라며 "그 식당엔 다시는 갈 일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른바 'SNS 맛집'으로 알려진 카페나 식당들이 영업시간 조정을 SNS로 공지하는 경우 많아지면서 불편을 토로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상당수가 당일 공지를 하거나, 오프라인으로는 아예 안내하지 않아 헛걸음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소비자들은 "검색 후 영업시간이라고 해서 갔는데 문이 닫혀있었다", "매일 오픈 시간이 달라지면 어떡하냐" 등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글도 게시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누리꾼들은 "SNS 안 하는 사람은 오지도 말라는 거냐"며 입을 모았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사진=게티이미지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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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자)를 중심으로 '가심비', '소확행' 등 문화가 확산하면서, 맛집 탐방은 일반적인 소비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소확행은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1986년 자신의 저서에서 사용한 단어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의미한다. 가심비는 자신의 심리적 만족을 중요시하는 소비 행태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를 2018년 소비 트렌드로 꼽은 바 있다. 종합하면 심리적 만족을 통한 행복감을 추구하면서 '보기 좋은 음식', '예쁜 카페', '맛있는 식당' 등에 대한 관심도 함께 올라간 셈이다.

이 같은 인식 변화는 외식 경향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지난해 11월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 외식 소비자 30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외식 소비행태'에 따르면, 월평균 외식 빈도는 전년보다 월 1회가량 줄어든 13회로 조사됐다. 반면 월평균 외식 비용은 30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월평균 1만3000원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는 2020년 외식 트렌드로 '나를 위한 소비'라는 뜻의 '바이 미 - 포 미'(me-For me)를 꼽기도 했다.


이 가운데 일부 음식점들의 들쑥날쑥한 영업시간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다. 일부의 경우에는 개인 용무 등을 이유로 자주 휴점을 하거나, 개점·폐점 시간을 바꾸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관련 안내가 SNS상에서만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일 해당 식당의 SNS 게시글을 못 봤거나, 아예 SNS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는 영업시간 관련 공지를 확인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배짱장사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스마트폰으로 사진공유 소설네트워크인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는 모습/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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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업주들은 이 같은 비판에 "확인을 하지 않은 소비자에게 잘못이 있다"며 반박했다.


서울시 용산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30대 B 씨는 "개인 사정 등 (휴점이나 오픈 지연이) 불가피할 경우 공지하는 것"이라면서 "오히려 업주로서는 소비자를 위해 '헛걸음하지 말라'고 올리는 거다"라고 토로했다.


B 씨는 "심지어 몇몇 식당이나 카페는 SNS로 매일 메뉴변경도 공지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SNS를 안 하는 사람보다는 하는 사람이 더 많지 않겠나"라면서 "오히려 업주는 (SNS 공지를 올림으로써) 최소한의 책임을 다 하는 거고 확인을 안 한 소비자가 비판의 화살을 돌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자영업자들이 소비자에 대한 배려와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소비자들이 몇 시간씩 줄을 서서까지 방문하는 곳들은 고객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는다. 일부 경우에는 음식점이 갑, 소비자가 을이 되는 상황이 있다"며 "그렇다 하더라도 업주는 고객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SNS를 이용하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반면 SNS를 잘 이용하지 못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정보 소외나 또 다른 불평등을 야기할 수 있다"며 "요일이나 날짜 등 정기 휴일을 택하고, 불가피할 때에는 오프라인·온라인 동시에 공지하는 등 규칙적으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 공급자로서 기본적인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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