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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병원 안 갔다…GDP 발목잡은 건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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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할 수 있는 건 다 했는데…건보료 복병"

건보공단 2Q 요양급여비, 전년동기比 5000억·전기比 9000억 ↓
GDP에 대한 지출, 정부소비 증가율 둔화

아파도 병원 안 갔다…GDP 발목잡은 건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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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을 완화하고 경제성장률이 급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모두 했다고 생각했는데 놓친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건강보험 지출입니다. 감염 우려에 사람들이 병원을 가지 않으니 건강보험 재원을 덜 쓰게 돼 정부소비 증가세가 둔화하고, 그 결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기대에 못 미칠 것 같습니다."


지난달 말 한국은행의 2분기 실질 GDP 발표 직전 한 정부 고위 관계자가 토로한 내용이다. 코로나19로 추락한 성장률을 막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했고 어느 정도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건강보험 지출이 복병으로 등장했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2차 감염을 걱정해 웬만해선 병원에 가지 않았고, 줄어든 병원 방문 횟수에 비례해 건강보험비 지출도 줄면서 정부가 돈을 푼 효과가 줄었다는 것이다. 통상 병원은 환자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 후 건강보험공단에 신청해 요양급여비를 받는다. 최근 고령화 등으로 요양급여비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였지만 코로나19로 증가세가 꺾였다.

7일 아시아경제가 건강보험공단에 의뢰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요양급여비는 15조5051억원 지급돼 전년 동기 대비 약 5600억원 감소했다. 최근 요양급여비가 갈수록 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드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과거에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이 유행할 당시 요양급여비가 줄어든 바 있다. 올해 2분기 요양급여비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인 지난 1분기(16조4178억원)와 비교해도 약 9100억원이나 줄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문재인 케어'가 실시된 후 보장 범위가 늘면서 사람들이 병원에 더 많이 가는 추세였는데 이번엔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로 대구 등엔 보험료 경감을 해줬고, 어려워진 가계의 보험료 체납금도 늘었기 때문에 재원 자체가 남은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사람들이 병원 방문을 꺼린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그러나 이것이 GDP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정부도 미처 챙기지 못한 듯하다. 한은 등에 따르면 GDP에 잡히는 정부 지출액 중 건강보험료의 비중은 15~20%에 달한다. 정부가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풀고 있지만 건강보험료 지출이 감소할 경우 재정 지출 효과를 상쇄할 수 있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통상 건강보험 관련 지출액 증가율은 평균 정부소비 증가율보다 높은 수준인데 2분기엔 이례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정부소비 증가율(6.0%)보다 낮았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조금 진정되면서 나아지고는 있지만 의료ㆍ보건비에 돈을 쓰려는 국민도 적다. 한은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 113을 기록한 의료ㆍ보건비 지출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지난 3월에는 110, 5월에는 107까지 떨어졌다.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 3월(106)과 비슷한 수준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많은 돈을 풀어 성장률 방어에 나선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병원에 가는 것을 강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당분간 이 부분을 감안해 성장률을 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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