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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청' 오명 쓴 기상청, 날씨 예보 왜 자주 빗나가나

최종수정 2020.08.06 10:32 기사입력 2020.08.0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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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집중호우로 사망 16명·실종 11명
일부 시민, 지도앱 CCTV 뒤져 일일이 날씨 확인
기상청 "이상고온 현상때문"

5일 오후 강원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일대가 폭우로 침수돼 있다. 철원지역은 닷새 동안 최대 670㎜ 이상 폭우가 쏟아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5일 오후 강원 철원군 김화읍 생창리 일대가 폭우로 침수돼 있다. 철원지역은 닷새 동안 최대 670㎜ 이상 폭우가 쏟아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기상청 믿고 산책 나갔다가 비 쫄딱 맞았습니다.", "날씨 오보가 하루 이틀인가요."


최근 폭우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면서 기상청을 향한 시민들의 항의가 거세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이 예년에 비해 폭염 기간이 더 길 것이라 관측했지만 폭염 기간은 짧았고, 되레 장마가 예상보다 길게 이어졌다. 특히, 변덕스러운 날씨 탓에 예보가 틀리는 경우가 이어지자 시민들은 기상청을 '구라청', '오보청', '중계청' 등으로 지칭하며 비난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상고온 현상이 날씨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지난 1일부터 집중 호우와 관련한 사망자는 16명, 실종자 11명, 부상자 7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전국적인 피해도 확산하고 있다. 전국 일시대피자는 4909명으로, 절반이 넘는 2983명이 경기도 주민이고 강원도에서도 1205명이 피해를 입었다.


'역대급 장마'가 이어지다 보니 당초 '역대급 폭염'을 예상했던 기상청을 향한 비난 또한 거세지고 있다.

지난 5월 기상청은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몰아닥치고, 평년에 9.8일이던 폭염 일수가 올해는 최장 25일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보했다. 하지만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22.5도)은 지난해보다 2도가량 낮았고, 지난달까지의 폭염 일수 또한 4일에 그쳤다.


강수량 예측도 빗나갔다. 기상청은 올해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보했지만, 지난 6월부터 기록적인 장마가 이어지면서 강수량은 예상치를 크게 넘어섰다. 장마 기간 중부지방 강수량은 494.7㎜를 기록했고 남부지방과 제주의 경우 각각 566.5㎜, 제주 562.4㎜를 기록했다. 이는 평년 대비 평균 강수량이 이미 160~180㎜를 초과한 것이다.


이번 장마는 앞으로도 1주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역대 최장 장마 기록은 1987년 당시 8월10일까지 이어진 바 있다. 올해는 이 기록을 경신하는 '역대급' 긴 장마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장마전선과 태풍의 수증기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린 6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장마전선과 태풍의 수증기 영향으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린 6일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기상청을 '구라청', '오보청' 등으로 지칭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직장인 김모(27)씨는 "비가 온다고 해서 우산을 들고 가면 비가 안 오고, 비가 안 온다고 하면 비가 내리는 것 같다"면서 "기상청 예보는 그냥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받아들이고, 참고용으로만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분명 폭염이 온다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이렇게 긴 장마가 올 줄 몰랐다"면서 "이젠 기상청에서 비가 안 온다고 해도 믿을 수 없어서 우산을 항상 들고 다닌다"고 덧붙였다.


최근 5년간 기상청의 강수 예보 적중률은 50%가 넘지 않는다. 감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간 기상청의 강수 예보 적중률은 46%에 불과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기상청이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한 5193회 중 실제 비가 온 경우는 3228회(62%)였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없었는데 내린 경우도 1808회였다. 이 기간 강수 유무 '적중률'은 47.7%(2012년)에서 45.2%(2016년)로 떨어졌다.

6일 오전 8시50분께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CCTV 모니터 화면. 사진=네이버 지도 앱 화면 캡처.

6일 오전 8시50분께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CCTV 모니터 화면. 사진=네이버 지도 앱 화면 캡처.



기상청에 대한 불신이 커지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각종 지도 애플리케이션으로 교통상황 폐쇄회로(CC)TV를 이용해 강수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까지 공유되고 있다.


해당 게시글에는 "좋은 정보다. 잘 사용하겠다", "안 그래도 기상청 예보가 계속 틀려서 못 미더웠는데, 이런 방법이 있었다니",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다니는지 직접 볼 수 있어서 정확도 100%인 듯" 등의 댓글이 달렸다.


기상청은 이상고온 현상이 날씨에 영향을 끼쳤다는 입장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폭염을 예측했던 시점이 지난 5월이었다. 약 70일 전이다. 70일 전에 지금의 날씨를 맞추기 위해선 그동안의 기후 변화가 적어야 한다. 그러나 올해는 이상기후 현상이 계속 일어나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어 "슈퍼컴퓨터의 경우, 좀 더 많은 요소를 고려할 수 있는 어플을 도입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며 "기상청 또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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