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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작심 발언…"귀환 환영한다" vs "절제 언급했어야"

최종수정 2020.08.04 08:46 기사입력 2020.08.0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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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민주주의 허울 쓴 독재 배격해야"
범여권 "무통제의 검찰 조직, 전체주의 그 자체"
통합당 "민주주의 어둠 함께 걷어낼 것"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40일 만에 침묵을 깨고 "민주주의라는 허울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 배격해야 한다"고 말한 가운데,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3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를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며 "부정부패와 권력형 비리는 모든 국민이 잠재적 이해당사자와 피해자라는 점을 명심하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법 집행 권한을 엄정하게 행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대의제와 다수결 원리에 따라 법이 제정되지만 일단 제정된 법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고 집행돼야 한다"며 "헌법의 핵심 가치인 자유민주주의는 평등을 무시하고 자유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있는 독재와 전체주의를 배격하는 진짜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를 대단히 어렵게 하므로 절대적으로 자제돼야 한다. 수사는 소추와 재판의 준비 과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국가와 검찰 조직이 여러분의 지위와 장래를 어떻게 보장해 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어떻게 일할 것인지 끊임없이 자문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같은 윤 총장의 발언을 두고 여야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범여권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찰 출신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윤 총장 발언의 문장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옳지 않다. 부정부패 척결은 총장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검찰이 과잉수사를 하거나 검찰권을 남용한다면 문제"라면서도 "(수사 대상이) 청와대라고 해서 과잉수사를 해도 되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 검사의 절제와 균형을 언급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독재와 전체주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윤 총장을 비판했다.


황 최고위원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것을 무기로,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며 수사 안 할 것은 조작과 공작을 해서라도 수사하고, 마땅히 수사할 것은 갖은 핑계를 대며 캐비닛에 처박아두는 재량을 마음껏 누리지만, 헌법이나 법률 어디에도 없는 '검찰의 독립'을 내세워 철옹성을 쌓고 제 맘대로 하는 것이 바로 독재고, 그런 무소불위, 무통제의 검찰 조직이 전체주의 그 자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세상 어디에 이런 검찰이 우리 말고 어디 있는지 예를 들어보면 좋겠다. 아마 카자흐스탄 정도 아닐까"고 덧붙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반면 통합당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칼잡이 윤석열의 귀환을 환영한다"고 평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권의 충견이 아닌 국민의 검찰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윤 총장의 의지가 진심이 되려면 조국, 송철호, 윤미향, 라임, 옵티머스 등 살아있는 권력에 숨죽였던 수사를 다시 깨우고 되살려야 한다"며 "민주주의의 당연한 원칙과 상식이 반갑게 들린 시대의 어둠을 우리도 함께 걷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김도읍 통합당 의원 또한 "최근 일련의 검찰 상황을 보면 일부 검찰은 정권 입맛에 맞는 것으로 완전히 장악됐다고 본다"며 "민주주의 허울을 쓰고 합법을 가장한, 그러면서 민주주의가 우리도 모르게 무너지고 있는 생각을 저는 하는데 윤 총장도 같은 고민을 했구나 한다"고 말했다.


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와, 세다. 결단이 선 듯"이라며 "이 한 마디 안에 민주당 집권 하의 사회상황이 그대로 담겨 있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저들은 검찰의 자율성과 독립성 대신에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말한다. 이 표현 안에 저들의 문제가 그대로 담겨 있다"며 "자신들은 '권력'이 아니라 '민주'라는 거다. 자기들의 권력으로 검찰을 통제해 자기에게는 애완견, 정적에게는 공격견으로 만드는 것이 졸지에 민주주의가 되고, 권력으로부터 검찰의 독립성, 자율성은 없애야 할 적폐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의 요체는 '누가 정권을 잡아도 권력과의 유착이 불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데에 있지만, 저들의 개혁은 다르다. 자기들은 권력이 아니라 '민주'이니, 개혁의 요체는 자기들 말 잘 듣게 검찰을 길들이는 데에 있게 된다"며 "검찰총장은 오직 국민만 믿고, 권력 비리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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