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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반토막, 꼬리 감춘 전세…월세만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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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아파트 전세 거래량 6304건
2월의 절반, 9년 만에 최저치
서울 전체 임대차 거래량도 감소

집주인 보유세 부담 메우려 월세 전환
전세보다 월세 더 많은 단지 속출
학군 입지 좋은 곳은 월세도 없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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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신고제 등 '임대차 3법' 시행에 따른 전세 소멸 우려가 현실화할 조짐이다. 7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이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임대차시장에서 월세 매물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세입자 보호를 명목으로 임대차 3법을 도입했지만 시행 초기부터 집주인이 앞다퉈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며 세입자 부담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7월 서울 전세 거래량 2월의 반토막…6000건대는 2011년 이후 처음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6304건이었다. 올해 가장 많았던 지난 2월 1만3661건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전세 거래량이 6000건대로 떨어진 것은 201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전세와 반전세, 월세를 포함한 서울 전체 임대차 거래량도 비슷한 추세다. 지난달 거래량은 8344건으로 지난 2월 1만9232건의 43%에 불과했다. 전ㆍ월세 거래량은 세입자의 확정일자 신고를 토대로 집계되기 때문에 이를 전체 거래로 보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인 시장의 흐름은 반영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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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갱신청구권제 등 세입자 보호하려다 오히려 월세 집중 효과 낳아

전세시장의 위축은 지난달 정부가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전월세신고제를 예고하면서 더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 세입자에게 4년 거주를 보장하고 임대료 인상률을 5% 이하로 묶는 방안이 기정사실화하면서 전세 가격은 치솟고 매물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달 말 법 시행 이후에 새로 임차인을 구하는 물량 상당수가 월세 매물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7ㆍ10 부동산 대책 등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이를 상쇄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집주인들이 제도 리스크와 세 부담 중 상당 부분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는 것이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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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게 높아지는 월세 비중…대치동 아이파크 29%→40%, 행당동 대림 45%→61%

이에 따라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의 월세 비중도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매물 정보 사이트 아실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의 임대 매물은 총 189개로, 이 중 월세가 76개(40%)에 달한다. 월세 비중은 지난달 10일 대비 11%포인트나 높아졌다. 당시 임대 매물은 총 175개로 이 중 52개(29%)만 월세였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 5단지 역시 월세 비중이 11%(506개 중 58개)로 지난달 10일 6%(527개 중 32개)보다 5%포인트 높아졌다. 상당수 매물이 여러 중개업소에 중복 등록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눈에 띄는 변화다. 대치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보증금을 빼줄 여건이 되는 집주인들이 보유세 부담을 메우기 위해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세 매물 비중이 전세를 뛰어넘는 단지들도 속출하고 있다.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센트레빌의 경우 임대 매물 130개 중 72개(55%)가 월세다. 지난달 10일만 하더라도 월세 비중이 29%(194개 중 57개)에 불과하던 단지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 대림 역시 월세 비중이 45%에서 61%로 늘었다. 행당동 B 공인 관계자는 "임대차 보호법 이야기가 나오면서 지난달만 하더라도 전세와 월세가 60대 40 정도였는데 지금은 반전세나 월세 매물 수가 전세를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학군과 입지가 우수한 지역에서는 그나마 월세 물량마저도 부족한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군 수요가 많은 강남구 대치동 은마의 경우 총 4424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이지만 전세 매물이 지난달 10일 215개에서 현재 9개로 줄었다. 그나마 월세를 합쳐도 전체 전ㆍ월세 매물은 60개에 불과하다. 양천구 신정동 신시가지9단지 역시 전세 물량이 107개에서 51개로 반 토막이 난 가운데 월세 역시 15개에서 6개로 줄었다. 목동 C공인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면서 자녀의 학교 때문에 월세라도 구하려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지만 매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했다.

월세 전환에 따른 세입자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가 고시한 전ㆍ월세 전환율(연 4%) 자체가 은행 대출금리보다 높은 데다 실제 시장에 나오고 있는 상당수 월세 매물의 전ㆍ월세 전환율은 이보다 훨씬 높은 탓이다. 대치동 은마 76㎡(전용면적)의 경우 현재 전세 시세가 보증금 6억원, 반전세 시세가 보증금 3억5000만원ㆍ월세 150만원에 형성돼 있다. 전ㆍ월세 전환율이 정부 고시보다 2%포인트 높은 6%인 셈이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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