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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랜드, 연구개발에만 500억 투자...왜?①

최종수정 2020.07.31 13:58 기사입력 2020.07.3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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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안마의자 업계 1위 바디프랜드가 번번이 상장의 문턱에서 좌절하고 있다.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회사 내 갑질 문제로 발목이 잡히더니, 이번엔 허위 과장광고로 철퇴를 맞아 상장을 보류했다. 매출 5000억원을 바라보는 바디프랜드는 무사히 상장할 수 있을까.


[아시아경제 장효원 기자] 안마의자 업체 바디프랜드가 5년 간 연구개발비에 500억원 이상을 쏟아 부었지만 특허 기술은 88개뿐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쟁사가 연 3억원을 투입해 20개 안팎의 특허를 보유한 것에 비하면 상당히 비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바디프랜드 '하이키' 광고 사진.

바디프랜드 '하이키' 광고 사진.


◆특허도 적고, 임상시험도 없고

31일 특허청에 따르면 바디프랜드가 출원하고 등록된 특허는 총 88건이다. 이 중 18개는 안마의자와 관계없는 정수기, 도정기, 공기청정기 등의 특허다. 바디프랜드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안마의자에 적용되는 기술은 70건 정도다.


앞서 바디프랜드는 특허, 상표권, 디자인 등의 지식재산권(IP)을 1354건 보유하고 있다고 홍보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는 상표권이다. 바디프랜드가 출원한 상표는 총 1249개에 달한다.


바디프랜드가 보유한 특허 개수는 경쟁사와 비교하면 연구개발비 지출액 대비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바디프랜드는 최근 5년간 연구개발비로 527억원을 썼다. 투입된 연구개발비를 특허 개수로 나누면 약 6억원 당 1개의 특허를 얻은 셈이다.

바디프랜드의 경쟁사인 휴테크는 매년 연구개발비로 3억7000만원가량을 사용한다. 휴테크가 보유한 특허는 22개다. 지난 5년간 약 18억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고 추정하면 8000만원 당 1개의 특허를 낸 것이다. 다른 경쟁사 코지마도 연간 연구개발비를 3억~4억원가량을 쓰면서 특허 4개를 보유하고 있다.


특허 기술 개발이 아니라면 임상시험에 많은 비용을 투입했을 가능성이 있다. 바디프랜드가 광고하는 것처럼 의료기기로 등록된 안마의자를 출시하려면 효능이 입증된 임상시험 결과가 필요하다.


하지만 해외 및 국내 임상연구정보에 따르면 바디프랜드가 연구비지원기관으로 등록된 임상시험은 단 두 건이다. 그 중 한 건은 올 초 처음 시작한 임상으로 아직 환자 모집 중이다. 지난 4월 완료된 다른 한 건은 80명을 대상으로 각 6개월 간 진행한 임상시험이다. 소규모 임상이라 큰 비용 지출이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해 문제가 됐던 브레인마사지 임상시험도 직원 25명에게 임상 참여 대가로 각 20만원씩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500만원을 사용한 셈이다.


한편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임상시험 내용은 ‘성장기 청소년용 안마의자가 키 성장에 주는 영향’이다. 이 연구는 최근 허위광고로 문제가 됐던 바디프랜드의 청소년용 안마의자 ‘하이키’ 효능 입증을 위한 연구로 추정된다. 키 성장 효능이 있다고 광고부터 먼저하고 나중에 실제 효능이 있는지 임상시험에 들어간 것이다.


◆500억 연구개발비 사용처는 어디?


대규모 연구개발비를 집행하면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없자 바디프랜드 안팎에서는 연구개발비의 정확한 용처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바디프랜드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웅철 이사가 메디컬R&D 부문을 담당하고 있어 궁금증이 커지는 상황이다.


강웅철 이사는 바디프랜드의 최대주주인 비에프에이치홀딩스의 지분 8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바디프랜드 조경희 전 회장의 첫째 사위로 알려졌다.


현재 바디프랜드 메디컬R&D센터에는 전문의 8명과 뇌공학자, 음악치료사 등 20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의 급여를 고려해도 연간 160억원의 연구개발비는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바디프랜드 측은 “전문 의료인 외에 기술 연구소, 디자인 연구소 등 연구개발 인력 100여명을 운영하고 있다”며 “연구개발에 필요한 안마의자나 의료기기 등을 구매하는 비용도 많이 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복수의 바디프랜드 관계자에 따르면 전문 의료인을 제외하고 연구소에 근무하는 직원들 대부분이 일반 직원으로 알려졌다. 연구개발비에 이들 모두의 급여가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이유다. 또 바디프랜드의 안마의자가 1대당 10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100대를 연구개발로 사용해도 10억원정도 밖에 소요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은 기업의 성장동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라며 “상장을 하려면 연구개발비 투자가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성과를 내고 있는지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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