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0.50% 동결…저금리 기조 유지(종합)

한은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결과
한은, 부동산 가격 상승 등 자산시장 과열 우려한듯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0.50%로 동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하반기 경기 회복 속도 지연, 대외 변수 불확실성 등이 커지는 가운데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넘쳐흐르는 유동성이 부동산 등 자산 가격만 키운다는 지적, 실효하한 등은 기준금리를 더 내리지 못한 이유로 꼽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이주열 총재 주재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50%로 동결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 5월28일 열린 금통위에서는 연 0.75%였던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0.5%로 낮춘 바 있다.

아직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덜 회복됐다는 점이 금통위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게 한 부분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한은 창립 70주년 기념사에서 "통화정책은 우리 경제가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완화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022년까지 제로(0) 금리를 유지할 것을 밝힌 점도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금리를 최저 수준으로 유지하면 한은도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는데 부담이 덜하다. 기축통화국과의 금리차가 좁혀지면 외화유출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정부의 부동산 안정 방침과 관련한 폴리시믹스(정책공조) 차원도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부동산 대책 발표 당시 한은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급등에 영향을 미쳤고, 더 내리면 안 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발언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여러 가지 경제 상황이나 금리를 정하는 여러 가지 요인이 결부돼 있어서 한은이 적절하게 판단한 것이지만, 아마 금리는 부동산시장과 연계해서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도 앞서 저금리와 집값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주택 가격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는 금리 이외에 여러 가지 요인이 같이 작용하고 있다"면서도 "완화적 금융여건은 가계 비용을 낮춰주기 때문에 주택 수요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고 답했다.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등 정책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점도 금리 동결 요인 중 하나다. 다만 추경 편성에 따른 적자국채 발행 확대로 국고채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는 부분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5월 금통위 직후 "대규모 국고채가 발행되면 시장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 장기 금리가 흔들리면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국고채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 19) 재확산에 따른 세계 경제 흐름을 변수로 보고 있지만, 연내 추가 인하는 희박할 것이란 분석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가 선제적 필요조건으로 보여지는데, 현재와 같은 상황에선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은 굉장히 낮다"고 말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이번 경제 위기는 코로나로 발생한 것"이라며 "금리를 낮춘다고 해서 경기 부양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연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오는 8월27일과 10월14일, 11월26일 세 번 남았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