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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 조코위, 분노의 연설…내각회의서 '코로나 대처 미흡'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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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하다면 전면 개각" 엄포…대중 45% 부정적 반응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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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총내각회의 연설에서 전례 없는 격노를 드러내 현지 관가가 발칵 뒤집혔다.


14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조코위 대통령은 최근 장관 전원이 출석한 내각회의에서 장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는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난 석 달간 그리고 앞으로 석 달이 고비"라면서 "하지만 아직도 우리는 평소처럼 굴고 있다. 나는 굉장히 화가 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하려는 의지 없이 허송세월하고 있어 필요하다면 내각을 전원 개편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공개 석상에서 조코위 대통령이 격노한 것은 평소 그의 이미지와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서민의 대통령으로 알려진 조코위 대통령은 친서민 정책으로 대중에게 '아버지'라고 불린다. 2014년 55.5%의 지지율로 당선됐으며 지난해 재선에서도 특유의 포용력으로 당선돼 두 번째 임기를 맞았다. 그의 말투는 언제나 서민들과 닮아 있고, 권위적이지 않기로 유명하다. 인도네시아 국민의 가장 대중적 교통수단인 오토바이를 타고 직접 국경을 시찰했으며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하기도 했다.


분노의 연설은 10분짜리 동영상으로 온라인에서 급속도로 확산됐다. 인도네시아 사회경제ㆍ교육ㆍ정보연구소(LP3ES)는 조코위 대통령이 장관들에게 대로한 모습이 대중의 부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디딕 LP3ES 총재는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온라인 대화와 6000여건의 뉴스 기사 등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45%의 대중이 조코위 대통령의 화난 연설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보였고, 25%는 긍적적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또 31%는 중도적 입장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디딕 총재는 조코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분노를 드러낸 것은 대통령 본인에게 적절한 코로나19 대처 전략, 프로그램, 정책, 인력 관리에 대한 무능력 등을 표현했을 가능성이 많다고 평가했다.


부르하누딘 인디케이터 폴리틱 대표는 동영상이 대중 반응을 떠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각 개편을 언급한 것은 단순히 화가 나서 내뱉은 게 아니라 대중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한 액션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엄중하다. 지금까지 누적 사망자는 3606명에 달하고 확진자 수는 7만5000여명이다. 하루 평균 확진자는 1700명에 달한다. 하지만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은 여전히 더디다. 지난 4월 인도네시아 정부는 약 500만명의 인도네시아 국내 실업자들을 위해 496억달러 규모의 특별 재난보조금 지급을 발표했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보조금을 받은 실업자는 전체의 34%에 불과하다. 인도네시아 전체 인구가 2억6000만명에 달하는 데다 1만7000개 섬에 흩어져 살고 있어 지급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은행 계좌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도 지급이 늦어지는 이유로 꼽힌다.


조코위 대통령은 "소비자들의 소비심리를 높여야 하며, 즉각 화폐의 유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재난보조금 지급을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대통령령을 입법부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 국립대학의 우파이딜라 바드룬 정치학 교수는 "조코위 대통령은 그가 총애하는 장관들을 운용하는 데 실패했다"며 "앵그리 스피치 효과를 기대하기엔 늦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nyonya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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