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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에 겁먹은 '투매' 아직 없어…절세 계산기 두드리는 시장(종합)

최종수정 2020.07.13 11:38 기사입력 2020.07.13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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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7·10 대책 이어 1주택자 대상 종부세법·양도세법 개정 추진
"당장 매물 내놓겠다는 세력 없어" "세무상담 진행 뒤 시장가격 변화 곧 나타날 듯"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김유리 기자] "50억원 이상 규모의 부동산을 가진 다주택자들의 연락이 쏟아지는 중입니다. 매물은 다 거둬갔고, 계산기를 두드리며 절세 전략을 짜는 시기로 넘어가고 있습니다."(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A공인 대표)


"지난주까지는 강남 지역에서 5억원대 저가매물을 경매하듯 앞다퉈 사갔는데, 매수도 매도도 뚝 끊겼습니다. 오히려 계약서만 쓰고 임대사업자 등록을 미처 하지 못한 계약자들에게서만 전화가 빗발치는데, 부정확한 부분이 많아 안내해주지도 못하고 같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네요."(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B공인 대표)

정부가 일부 부동산 갭투자 세력만을 타격하겠다던 '핀셋 규제'에서 세금으로 전방위 압박을 가하는 '망치 증세' 기조로 완전히 돌아서자 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임대사업자 세제혜택은 기습적으로 폐지하고, 다주택자에 이어 1주택자와 장기보유자의 세 부담 강화에 나서면서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다만 가격 급락을 우려하는 투매(投賣) 현상보다는 세밀한 절세전략으로 대응하려는 분위기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ㆍ10 대책으로 다주택자의 세부담을 대폭 늘린 데 이어 내년부터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율을 기존 0.5~2.7%에서 0.6~3.0%로 상향조정하는 내용의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을 추진한다. 이는 지난해 12ㆍ16 대책에서 발표했다가 20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폐기된 내용이다. 1가구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에 거주기간 요건을 추가하는 양도세법 개정도 추진된다.


증세 대상이 된 1주택자를 포함해 시장은 득실 따지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정부 대책 발표 후 주말 서울 강남권 일대 중개업소에는 거래보다는 세부담을 우려하는 주택 소유주들의 상담만 쏟아졌다. 압구정동 A공인 대표는 "다주택자들 상담이 많지만, 양도세 중과로 팔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 고민이 깊은 모습"이라면서 "시장에 나와 있던 매물은 오히려 다 들어가고, 세무상담 등을 통해 개별 매수ㆍ매도 계획을 세밀하게 짜겠다는 다주택자가 많다"고 말했다. 홍은동 B공인 대표는 "임대사업자 세제혜택 폐지와 같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문의가 대부분"이라면서 "급매물을 제외하고는 당장 팔겠다는 분위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상 대책이 나오면 일정기간 시장이 조용해진다"면서 "득실에 대한 계산이 끝나면 가격이 한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부동산 카페 등에서는 정책 실패로 부동산 가격이 오른 것인데, 화살은 고가주택자나 다주택자에게 돌린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잦은 대책 발표에 "이미 혜택받을 사람은 다 받았고, 벌 사람은 다 벌었다"면서 "부동산 투자는 이제 대응 여력이 많은 자산가 위주로 선착순이 됐다"는 불만도 터져나온다. 이와 관련,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조정지역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로 퇴로가 막힌 상황에서 종부세율까지 높이면서 징벌적 과세 논란에 따른 조세 저항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이 같은 '망치 증세'로는 부동산 안정화에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부동산 상승에 대한 근본 배경을 해결하지 않고, 결과만을 가지고 세제를 동원해 옥죄겠다는 조치가 성공할 가능성이 있느냐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면서 "납세자는 세금에 적응하고, 세입자의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태껏 겪어보지 못한 통화팽창이 이뤄지고, 통화 가치가 떨어지며 실물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면서 "그 때문에 집을 마련해야겠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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