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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다이어리] 백선엽 장군 별세가 입증해 준 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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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한미 동맹의 상징이나 다름 없던 백선엽 장군이 별세했다. 그가 100수를 누리며 한국전 발발 후 70년을 생존하는 동안 미국은 그에게 깊은 존경을 표해왔다.


그에 대한 미국의 존경은 그의 사망에 대한 언론의 반응에서 찾아볼 수 있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성조지는 부고 기사에서 백 장군이 한국의 첫 4성 장군으로 젊은 나이에도 한국전에서 수많은 승리를 일궈냈다고 평했다.


이 기사를 쓴 킴 가멜 기자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한국전 개전 당시 한국군은 장비도 부족한데다 훈련도 부족했지만 백 장관은 미군 장교들의 존경심을 끌어냈고 주한미군과 밀접한 관계를 이어오다 미 8군 명예 사령관에 임명되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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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 ABC방송, 뉴욕타임스 등도 백 장군의 사망을 신속히 보도했다. 그만큼 그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미국은 한국보다도 백 장군에 대해 더 많은 경의를 표해왔다. '전쟁영웅(hero)'은 기본이다. 그를 만난 미국인들은 '보물(treasure)'라는 표현도 많이 사용했다. 로버트 에이브러험스 주한미군 사령관의 애도 성명도 그런 예다. 그는 백 장군에 대해 “진심으로 그리워질 영웅이자 국가의 보물"이라고 강조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는 백 장군의 사망을 애도하며 그의 앞에서 무릎을 꿇은 사진을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그가 백 장군의 사망에 대해 추모한 글은 박원순 서울 시장의 사망에 대한 애도의 표현에 비해 두배는 길었다.


미국이 백 장군에 대해 이처럼 의미를 부여하는 데는 그가 한미동맹의 상징적 인물이라는 배경이 있다. 그가 한미동맹에 기여했다는 대목은 그에 대한 미국측의 설명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와 함께 한국전 전장을 누빈 미국의 장군들이 모두 사망한 만큼 한국전에서 시작된 한미동맹을 거론하기 위해서는 그 만한 인사가 없었다. 그를 만나는 미군과 미국 정치인들도 그를 깍듯하게 대접했다.


물론 미국도 백 장군에 대한 한국내의 논란을 알고 있다. 미국내 백 장군의 부고기사마다 그의 친일 행적 논란을 조금씩 다루고 있다. 다만 그에 대한 한국내 논란은 미국의 관심사안이 아니다. 미국이 인정한 한국전 영웅의 이력서에는 친일 행각은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기 때문이다. 백 장군에 대한 미국의 평가는 오롯이 한국전에 대한 평가만을 기반으로 한다. 미국은 그의 친일 행적을 그에 대한 평가에 반영할 하등의 이유가 없는 셈이다.


다만 백 장군 사망에 대한 미국의 반응에서 또다른 이면도 볼 수 있다. 미국이 일본과의 동맹을 극도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맞지만 한미 동맹과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미일 동맹과 달리 한미 동맹은 함께 피를 흘린 관계라는 점이다. 과연 주일 미군 사령관이 애도를 표할만한 영웅이 일본에 있을까.


이 처럼 백 장군의 사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동맹 경시 정책 속에서도 한미 동맹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관계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다만 미래의 한미 동맹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 입장을 반영하기 보다는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반영한 동반자 관계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흐름일 것이다. 이런 숙제를 완수하는 것이 논란속에 노병을 떠나보낸 우리의 숙제가 아닐까.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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