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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강했던 '유럽 극우 포퓰리즘'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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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유입·재정위기 때마다 성장했던 극우 포퓰리즘, 이번엔 '퇴조'
메르켈 "포퓰리즘, 이번 위기에서 한계 드러내"
"거짓과 선동으로 문제 해결 할 수 없어"
포퓰리즘 조롱대상이었던 '정부기관, 관료'의 부활
후쿠야마 "코로나19가 포퓰리즘이라는 종기 터뜨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유럽 내 극우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당들이 퇴조하고 있다. 유럽의 극우 포퓰리즘 정당은 난민유입, 부채급등 같은 거대 위기를 겪을 때마다 번번이 세력을 키워왔지만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이번 위기 속에서는 오히려 대중의 외면을 받게 된 것이다. 유럽의 정치지형이 중대한 변화에 직면했다.


'위기'에 강했던 '유럽 극우 포퓰리즘'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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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독일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지지율은 올 초 14%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최근엔 10%로 하락했다. 코로나19를 겪기 전만에도 독일 정치권에서는 극우 정당인의 부상에 전전긍긍했다. AfD의 부상에 기독민주당(기민당)과 사회민주당(사민당)이 각종 이견에도 불구하고 연정을 선택하기도 했지만 불과 몇 개월 사이에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이탈리아에서는 극우 포퓰리즘 정당인 '동맹'의 지지율이 올해 초 32%에서 최근에는 26%로 하락했다.

포퓰리즘 정당의 세력이 약화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이 나온다. 우선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포퓰리즘 정당의 무능이 확인됐다는 점이다. 포퓰리즘 정당은 대중의 지지를 위해 대중이 원하지 않는 것은 주저하는데 반해, 기성 정치권은 필요한 조치에 나섰고 성과를 거뒀다는 점이다. 칼럼리스트 기던 라크먼은 "포퓰리즘은 인기가 없는 것을 싫어한다"면서 "이런 이유 때문에 이들은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에게 인기가 없더라도 필요한 조치라면 행동에 나설 수 있어야 하는데, 포퓰리즘 정당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독일 AfD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오락가락해 빈축을 샀다. 코로나19 초기에는 독일 정부가 너무 대응이 늦다고 비판하더니, 나중에는 독일 정부의 대응이 너무 과도하다고 비판하는 갈지자(之)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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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순회 의장국이 된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유럽의회 연설을 통해 "(객관적) 사실을 부정하는 포퓰리즘은 이번에 그 한계를 드러냈다"면서 "민주주의는 사실과 투명성을 필요로 한다"고 평가다. 그는 특정국의 이름은 거명하지 않은 채 "우리는 거짓말과 허위정보로는 코로나19의 대유행과 쌓을 수 없다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증오와 선동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고 극우 정치세력을 겨냥했다.


이와 함께 전염병 창궐이 정부기관과 관료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점도 포퓰리즘 정당의 인기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힌다. 포퓰리즘 세력은 소외된 시민들의 카타르시스를 자극하기 위해 정부기관을 조롱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포퓰리즘 세력은 권력을 얻자마자 관료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면서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정치와 정부기관, 관료에 대한 신뢰가 생겨났다"고 평가했다.


국경폐쇄, 무역제한 등 극우 포퓰리즘 주장이 봉쇄 정책으로 현실화되자 유럽인들이 각성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마테로 렌치 전 이탈리아 총리는 "각국이 봉쇄를 겪으면서 그동안 포퓰리즘 정당이 주장해왔던 공포에 따라 통치되는 사회가 현실화됐는데,시민들은 이런 세계가 매우 슬픈 세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이 포퓰리즘이라는 종기를 터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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