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디지털교도소·주홍글씨 논란, 우리가 키워낸 괴물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디지털 교도소 "관대한 처벌에 신상공개"
주홍글씨 성범죄자 징벌 위해 공개

명예훼손 등에 해당할 수 있지만
"성범죄자 처분 약해" 옹호 목소리도
"성인지 감수성 높이고 배심재 도입해 등장 막아야"

디지털교도소·주홍글씨 논란, 우리가 키워낸 괴물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성범죄자와 흉악범, 아울러 범죄자로 추정되는 이들까지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디지털 교도소'. 이 사이트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때 등장한 '주홍글씨'와 닮았다. 성범죄자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약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이런 움직임은 시민들이 자체적 '징벌 체계'를 구성하겠다는 취지를 지닌다. 이에 대한 찬반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9일 현재 디지털 교도소가 올린 신상정보는 80개가 넘는다.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하던 손정우(24)씨를 비롯해 텔레그램 속 아동ㆍ청소년 성 착취물 대화방과 관련된 가해자들의 신상정보도 있다. 지난달 개설된 이 사이트는 제보를 받아 정보를 공개한다.

디지털 교도소 운영자는 "대한민국의 악성 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처벌에 한계를 느끼고 이들의 신상정보를 직접 공개해 사회적 심판을 받게 하려 한다"고 사이트 개설 목적을 설명했다. 이러한 취지는 지난해 7월 텔레그램에 등장해 성 착취 음란물을 제작하거나 관람하는 남성을 찾아내 신상정보를 공개해온 주홍글씨와 유사하다. 주홍글씨는 검거되지 않은 성범죄자에 대해 자발적으로 반성문 작성 등 자체 형벌을 내리기도 한다. 근절되지 않는 성범죄에 대한 분노가 기저에 깔린 것이다.


물론 디지털 교도소와 주홍글씨의 행태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에 해당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경찰청은 8일 부산지방경찰청에 디지털 교도소에 대한 내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부산청은 주홍글씨에 대한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성범죄자에 대한 관대한 처분이 이러한 움직임의 원인이라며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 법무부의 '2020 성범죄백서'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8년까지 성범죄 관련 재판 7만4956건 중 징역형은 26.1%에 불과하다. 반면 벌금형과 집행유예는 71.6%를 기록했다. 솜방망이 처벌을 반영하듯 성범죄는 갈수록 증가했다. 대검찰청의 '2019 범죄분석'을 보면 성폭력범죄 발생 건수는 2009년 1만7377건에서 2018년 3만2104건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성범죄자에 대한 엄벌이 디지털 교도소나 주홍글씨와 같이 명예훼손 등의 불법 소지가 있는 사이트의 등장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사법부의 성 인지 감수성 높이고 배심제 등을 도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일반적인 법 상식에 부합하는 처벌을 내린다면 불법 소지가 있는 사이트가 생겨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 세종대왕동상 봄맞이 세척

    #포토PICK

  •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부르마 몰던 차, 전기모델 국내 들어온다…르노 신차라인 살펴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