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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원 vs 8410원…내년도 최저임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종수정 2020.07.09 12:44 기사입력 2020.07.09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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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9일) 최저임금위원회 6차 전원회의 개최 예정
노동계 "최저임금 올려야" vs 경영계 "못 버틴다"
文 대통령 "최저임금 인상 지속 노력"

최저임금위원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최저임금위원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가운데 '최저임금 1만원'을 놓고 갑론을박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내놓은 내년도 최저임금의 최초 요구안은 각각 1만원(16.4% 인상)과 8410원(1.2% 삭감)이다. 금액 차이는 1590원이다.

노동계는 사회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를 위해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경영계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인해 경제적 타격이 컸던 만큼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늘(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6차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노사 양측에 대해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의 1차 수정안을 이날 전원회의에 제출하라고 요청한 상태다.

심의는 노사 양측의 최초 요구안을 놓고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만일 이날 전원회의에서도 양측이 수정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내년도 최저임금 의결은 다음 주로 넘어가게 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최저임금은 20년 동안 단 한 차례의 동결없이 꾸준히 올랐다. 1989년 600원에서 지난해 8350원까지 20년 새 7990원이 인상된 것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최저임금 인상은 가속화됐다. 2018년 기준 7530원(전년 대비 16.4% 상승)에서 2019년 8350원으로 10.9% 인상됐고, 올해는 2.87% 인상된 8590원으로 결정됐다. 평균 인상률은 약 10% 수준이다.


그러나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코로나19으로 인해 최악의 경기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계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저임금을 또다시 인상하게 된다면 적지 않은 기업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7일 진행된 5차 회의에서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산업 현장에서는 일감 자체가 없어 빚으로 근근이 버텨간다. 청년 알바는 하늘의 별 따기다"며 "사용자위원들은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최저임금 인하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도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역대 최대 규모의 정부 지원금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잡히지 않으면 얼마나 버틸지 모르겠다는 하소연이 많다"고 호소했다.


서울 양천구 한 편의점 점주 A(38)씨는 "최저임금이 계속해서 오르면서 아르바이트생을 뽑기보다는 내가 더 오랜 시간 일을 하고 있다"면서 "최저임금을 동결하는 것도 아니고 1만원까지 인상하는 것은 지금 상황에선 좀 무리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점주가 아르바이트생보다 더 못한 것 같다. 원래 우리 편의점 주변에도 2~3개의 편의점이 더 있었는데 한 곳은 이미 폐업을 결정한 상태더라"고 덧붙였다.


중소기업계도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소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7일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15개 중소기업·소상공인 협·단체로 구성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21년 적용 최저임금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금도 각종 대출과 정부지원금으로 간신히 버티고 있다"면서 "최저임금이 최근 3년간 32.8% 오른 만큼 올해만은 근로자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소한 동결될 수 있도록 노동계와 정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최저임금 삭감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국편의점주협의회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최저임금 삭감 촉구' 기자회견에서 한국편의점주협의회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반면 노동계는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 폭이 작았던 만큼 올해는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산본부도 부산 동구 부산경영자총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했다.


이들은 "그동안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3차례 회의에서 최저임금은 노동자와 가족 생계가 유지될 수준이 돼야 한다고 말해왔다"며 "이에 노동계는 올해 최저임금인 시급 8590원 대비 16.4% 인상한 1만원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사용자 위원은 지난해와 같이 최저임금 삭감을 주장했고 결국 2.1% 하락한 시급 8천410원을 제시했다"며 "경영계는 코로나 사태로 위기에 직면했다지만 최저임금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거나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라고 말했다.


이들은 "최저임금은 코로나로 위기에 내몰린 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정책"이라며 "경영계는 7일과 9일 예정된 전원 회의에서 최저임금 삭감안을 철회하고 최저임금법 취지와 목적에 따라 인상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28)씨 또한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했다. 김씨는 "우리나라 물가 등을 고려했을 때, 적어도 인간답게 살기 위해선 최소한 최저임금 1만원은 받아야 한다. 매달 나가는 월세, 식비 등 고정 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남는 돈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 문제는 청년들에게 중요한 문제"라며 "직장만 다니고서는 돈을 많이 벌 수도 없고, 비정규직 같은 경우 월급 180만 원도 못 번다. 월급이라도 많이 올려줘야 할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은 8일 국제노동기구(ILO) 글로벌 회담의 ‘글로벌 지도자의 날’ 세션에 영상메시지를 보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지털 경제가 가속화되면서 일자리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 '고용 안전망'을 바탕으로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노동시간의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ILO 핵심협약 비준을 비롯해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에 국제사회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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