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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人]'소비자 중심' 혁신 DNA로 국내 핀테크시장 '선두자'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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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토스, 누적 가입자 1700만명
증권사 등 자회사 4곳 운영
내년 출범 '토스뱅크' 올인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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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서울대 치과대학을 졸업한 치과의사 출신의 스타트업 창업가, 국내 핀테크(금융+기술)사 중 유일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 기업의 수장, 500여명의 토스팀을 이끄는 ‘승건님’. 2015년 모바일 금융 서비스 토스를 세상에 내놓고 4년여 만에 1700만명의 가입자를 모은 비바리퍼블리카의 이승건 대표(38)에게 붙는 수식어다.


토스는 이 대표가 8번의 사업 실패 끝에 내놓은 서비스다. 철저히 소비자의 입장에서 금융의 불편함을 개선해가면서 만들었다. 1982년생 젊은 최고경영자(CEO)가 금융회사들을 찾아갔을 때 모두들 의아하게 쳐다봤다. 토스에 대해 설명하는 이 대표에게 돌아온 건 “이걸 왜 하려고 하느냐” “금융당국의 규제 때문에 못 한다”는 말뿐이었다.

그렇게 2년간의 설득 끝에 이 대표는 토스에 여러 금융사들을 모셨다. 이젠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금융사들이 토스에 입점하고 싶어 안달이다. 은행, 카드, 보험 등 토스와 협업하길 원하는 금융사들이 줄 서 있다.


‘소비자중심주의’의 힘이다. 지난달 말 기준 토스의 누적 다운로드는 4500만건, 누적 가입자는 1700만명에 이른다. 월간 활성 이용자 1000만명, 누적 계좌 등록 수 3400만개, 누적 카드 등록 수 1700만개 등 핀테크뿐 아니라 금융권 통틀어 이 정도 성공을 입증한 곳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대표의 인생 여정은 독특하다. 고등학교 때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져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을 찾다가 치과의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치대를 나와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면서 서양철학 공부에 몰두했다. 마침 아버지 사업도 잘 풀려 의사를 때려치우고, ‘고난의 길’로 들어섰다. 2013년 8월 창업한 그는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 셀카 애플리케이션, 지금의 청와대 국민청원 같은 청원 사이트 등을 잇달아 출시했지만 전부 실패했다.

좌절하던 그는 문득 공인인증서로 대표되는 금융서비스의 불편함에 주목했다. 여태껏 출시한 서비스는 그가 하고 싶은 것들이었지만 토스는 소비자가 갈망하던 서비스였던 점에서 달랐다.


지금까지 120개 넘는 서비스를 론칭했는데 현재 40여개만 살아남아 있다. 간편송금, 통합 계좌 조회, 무료 신용등급 조회, 대출 맞춤 추천, 통합 카드 조회, 내 보험 조회, 간편 환전, 미니보험까지 지금은 여러 곳에서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토스의 혁신이 없었다면 아직도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지 모를 서비스들이다. 토스 관계자는 “우리의 지향점은 모든 금융 생활이 토스 하나로 연결되는 세상”이라고 했다. 이 말이 공허하게 들리지 않는 게 토스의 진짜 무서움 아닐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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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는 인터넷은행, 증권사, 보험대리점, 페이먼트게이트웨이(PG) 등 자회사 4곳을 운영한다. 지난해 8월 77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2조7000억원이라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 4월엔 첫 월간 흑자를 달성했다. 이제는 돈 버는 회사로 탈바꿈 중인 셈이다.


토스의 이런 성공에 금융권 일각에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금융위원회가 사랑하는 토스’라는 인식이 금융권 전반에 팽배해 있다. 특히 은행권은 인터넷은행을 준비하는 토스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컸다. 토스와 모 시중은행이 토스뱅크 컨소시엄 주도권 다툼을 하다가 갈라섰다는 얘기도 공공연하게 돌았다. 이런 견제에도 토스는 결국 하나은행, SC제일은행, 이랜드 등 드림팀을 꾸려 보란 듯이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따냈다. 한 토스뱅크 주주사 대표는 “함께 얘기를 나눠 본 이 대표는 혁신 DNA를 갖고 태어난 사람 같았다”며 “성공 경험과 열정을 바탕으로 금융권의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금융권에선 기존 금융사와 빅테크 기업 간의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출범 3년을 맞은 카카오뱅크는 공격적인 영업으로 은행이 독점하던 고신용자 대출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이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네이버통장을 내놨고, 후불결제와 보험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반면 토스는 잠잠한 편이다. 내년 출범을 목표로 토스뱅크 준비법인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은행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사업이다. 초기 자본금만 2500억원에 이르고 적어도 1조원 이상의 투자가 더 이뤄져야 한다. 돈의 무게감에 이 대표와 토스의 각오가 남다르다. 이 대표는 “카카오뱅크와 경쟁하기 위해선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며 “정교한 신용평가 시스템을 설계해 사회초년생이나 소상공인을 위한 중금리 대출을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토스가 다시금 금융사들의 ‘견제 대상 1호’로 떠오를 날이 멀지 않았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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