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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영화 작가주의 개척한 윤삼육 별세

최종수정 2020.07.02 23:33 기사입력 2020.07.02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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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요양원에서 숙환으로 숨 거둬
시대물과 액션 영화 시나리오에 일가견 있던 창작자
'피막'·'뽕'·'내시'·'업' 등…한국적 한과 해학 짙게 나타나
'살어리랏다' 감독 맡아 모스크바영화제 진출하기도

윤삼육 작가[사진=유족 제공]

윤삼육 작가[사진=유족 제공]



‘장마(1979)’, ‘돌아이(1985)’, ‘뽕(1985)’, ‘장군의 아들(1990)’ 등 영화 각본 180여 편을 쓴 윤삼육(본명 윤태영) 작가가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3세.


윤 작가는 2012년 뇌경색으로 쓰러져 자택에서 투병해오다 2일 오전 요양원에서 숨을 거뒀다. 그는 1999년에도 촬영 도중 뇌졸중으로 쓰러졌으나 시나리오 작업을 이어가며 영화 제작에 집념을 보였다.

윤 작가는 시대물과 액션 영화 시나리오에 일가견이 있던 창작자다. 특히 1980년대에 이두용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사극영화에 작가주의 시대를 열었다. 대표작으로는 ‘피막(1980)’, ‘뽕’, ‘내시(1986)’, ‘업(1988)’ 등이 꼽힌다. 하나같이 한국적 한과 해학이 짙게 나타난다.


이 감독은 2008년 씨네21과 인터뷰에서 윤 작가의 각본에 대해 “날렵하고 날카로운 맛은 없어도 미련할 정도로 우직하고 글에서 흙냄새가 났다”고 회고했다. “메주처럼 끈덕지고 느려서 말 한마디 동작 하나하나가 촌스럽게 짝이 없는데 그게 이상한 힘이 있었다”며 “필력을 자랑하려고 날씬하게 쓰는 게 아니라 그런 진득한 냄새를 풍겨서 좋아했다”고 했다.


윤 작가는 일제강점기에 영화감독 겸 배우로 활동한 고(故) 윤봉춘의 장남이다. 부친을 따라 충무로에서 연극배우로 활동하다가 ‘그늘진 삼남매(1963)’를 시작으로 창작 활동에 매진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은 임권택 감독의 ‘장군의 아들’이다. ‘신풍객(176)’, ‘무협검풍(1980)’ 등으로 다진 폭력적인 영웅들의 세계를 한층 세련되게 묘사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윤 작가는 직접 메가폰도 잡았다. ‘참새와 허수아비(1983)’를 시작으로 ‘이태원 밤 하늘엔 미국 달이 뜨는가(1991)’, ‘살어리랏다(1993)’, ‘표절(1999)’ 등을 연출했다. ‘살어리랏다’에서 망나니를 연기한 이덕화는 1993년 모스크바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윤 작가는 2016년 대종상영화제에서 영화발전 공로상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장녀 윤선희(시나리오 작가), 차녀 윤소영(드라마 작가), 장남 윤대근(안무가), 사위 석범수(회사원)·김승용(프로그래머)이 있다. 여동생인 배우 윤소정은 2017년 패혈증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서울 성모장례식장 14호실이다. 발인은 4일 오전 6시 50분, 장지는 안성 유토피아 추모관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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