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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 vs 8410원' 노사 격돌…파행 없이 종료(종합)

최종수정 2020.07.01 13:50 기사입력 2020.07.01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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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임위, 4차 전원회의…노사 최초 요구안 제시
경영계 "경제상황 반영…최저임금 안정화 돼야"
노동계 "자영업자 지원책 마련하는 자리 아니다"
파행 없었지만…노동계 기자회견 "삭감안 비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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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경영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올해(8590원)보다 2.1% 낮춘 8410원을 제시했다. 노동계는 또 다시 1만원을 요구했다. 양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렸지만 회의 '보이콧'과 같은 파행은 일어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캐스팅 보트'를 쥔 공익위원들의 역할이 더욱 주목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일 오전 10시부터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차 전원회의를 열고 근로자ㆍ사용자위원이 제출한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에 대해 논의했다. 최초 요구안은 노사 양측의 진영 논리를 반영한 상징적인 숫자로 볼 수 있다. 이날 노사가 동시에 패를 꺼내고, 적절한 최저임금 수준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勞 "자영업 대책 마련하는 자리 아니다" vs 使 "최저임금 안정화 돼야"

노사는 초반부터 기싸움을 이어갔다. 경영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악화된 경영 상황을 감안해 최저임금 동결이나 인하를, 노동계는 저임금 노동자의 생계를 위해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사업주, 근로자 모두 동결이나 인하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국가적 과제라면 경제, 경영 상황을 충분히 반영해 최저임금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하는 논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희 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내년 최저임금 수준은 중소기업을 살리고 근로자 일자리를 지킬 수 있는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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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는 즉각 반발했다. 근로자위원인 윤택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기관"이라며 "경영계가 주장하는 중소·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 해소하고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자리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과거 IMF 경제위기와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최저임금은 최소 2% 후반대 인상률로 결정됐다"며 "대기업의 임금 인상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임금 노동자의 생명줄인 최저임금이 이보다 낮게 인상될 경우 이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고 소득 양극화가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영계 올해보다 180원 삭감…노동계 1만원 제출

근로자위원은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올해 최저임금보다 16.4%(1410원) 인상한 1만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최초 요구안과 동일한 수준이다. 양대노총 협상을 통해 앞서 민주노총이 발표한 요구안(1만770원)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노동계는 1만원을 제출한 근거로 ▲저임금 노동자의 생활안정과 양극화 해소 ▲계층간 격차 완화를 위한 최저임금의 지속적 인상 불가피 ▲한국의 최저임금은 OECD 국가 중간 정도 수준이라는 점을 들었다.


사용자위원은 올해 최저임금보다 2.1%(180원) 낮춘 8410원을 제출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감액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사용자위원은 감액안을 내놓은 이유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로 올해 우리 경제의 역성장 가시화 ▲최저임금의 인상속도가 빠르고 상대적 수준도 높음 ▲중소기업·소상공인 경영여건 및 고용상황 악화 등을 언급했다.


지난해 사용자위원은 그해 최저임금(8350원)보다 4.2% 인하한 800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출해 노동계와 극한 충돌을 빚은 바 있다. 올해도 노사 최초 요구안의 간극은 여전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집단 반발이나 파행 없이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다가 낮 12시께 종료됐다. 한 공익위원은 회의 종료 후 "예년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회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다음 전원회의는 오는 7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차기 회의에서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 계속 논의하겠다"며 "양측이 서로 납득할 수 있을만한 수준의 제1차 수정안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勞 '최저임금 삭감안' 규탄 기자회견…使 "괘념치 않아"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최임위 종료 직후 정부청사 정문 앞에서 사용자위원이 제시한 삭감안을 규탄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은호 한국노총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사용자위원이 제출한 삭감안은 노동자들의 인권을 짓밟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그는 "공익위원들조차 황당해하고 어이없어하는 안이었다"며 "최저임금은 경제 논리가 아닌,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 권리, 즉 인권에 대한 문제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양대노총의 기자회견은 최저임금 삭감안을 제시한 경영계를 압박하기 위해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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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 사용자위원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괘념치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새로 구성된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들이 단체 내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명분은 이해한다"면서도 "지금은 국가 경제 전체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계를 향해 "현실을 직시해줬으면 좋겠다. 근로자들조차 일자리가 없어질까봐 걱정하고 있다"며 "일자리가 있어야 최저임금이 있다. 일자리가 사라져가는데 최저임금 논의가 무슨 소용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지금은 최저임금을 인하한다 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노동계 주장은 국민적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공익위원 '코로나19 극복 초점'…캐스팅보트 역할 주목

최저임금 논의가 막바지로 갈수록 공익위원의 역할에 눈길이 쏠린다. 공익위원 대부분은 지난해 사용자위원이 최종적으로 제시한 8590원에 손을 들어줬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외기, 금융위기 시기 다음으로 낮은 인상률(2.87%)이 결정됐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부작용과 경제 상황을 고려해 '속도조절'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현재까지 공익위원들은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초점을 두고 있다. 노사 양측에 양보와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최저임금이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걸림돌이 되진 않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이해관계자들의 노력에 의해서 여러 가지 위기를 극복한 사례가 전 세계에 많다"며 "위기 극복의 주체로서 노사가 역할을 하면 공익위원들은 그에 조력해서 원만하게 정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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