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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보안법 만장일치 통과…주권반환 23주년에 자치권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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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일 홍콩 주권반환 23주년 기념일
집회는 '불허'…홍콩경찰 4000여명 배치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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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 홍콩에서 대학을 다니는 A씨는 홍콩보안법이 통과되자마자 그동안 페이스북에 올렸던 홍콩보안법 반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글을 모두 지웠다. 기념으로 간직하려 했던 검은색 마스크를 쓴 반중국 시위 현장 사진도 삭제했다. 혹시나 중국으로 끌려가 처벌받을 가능성을 우려해 그동안 자신을 홍콩인으로 소개했던 그는 '홍콩' 대신 '중국(홍콩)'을 써 넣었다.


홍콩 주권반환 23주년인 7월1일부터 발효될 것으로 보이는 홍콩보안법으로 그동안 각종 반정부 시위 활동에 적극 참여했던 홍콩인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행동변화 시나리오다.

30일 오전 홍콩보안법 초안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법안 통과로 홍콩에 새롭게 세워질 중국 정부 직속 국가안보국은 홍콩 공안 최고위급 인사가 맡을 것이며 국가전복 등을 주도한 사람은 최고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소문이 홍콩 내부에 확산되고 있다. 또 법안이 소급 처리돼 그동안 외국 세력과 결탁 움직임을 보였던 홍콩의 대표적인 민주화 인사인 조슈아 웡과 지미 라이가 체포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당장 7월1일에 있을 홍콩시위에 많은 홍콩인들이 참여를 꺼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홍콩보안법 통과 후 법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다가 법안 적용 '첫 사례' '본보기용 사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홍콩 정부의 시위대 단속도 한층 더 강해질 분위기다.


홍콩 경찰은 이날 오후부터 도심 주요 지역에 4000여명의 병력을 배치해 홍콩보안법 반대 시위에 대비할 예정이다. 홍콩섬과 카오룽웨스트 지역 등에는 물대포 3대를 배치하기로 했다. 7월 1일 주권반환 기념식이 열리는 장소는 차량 통행을 차단하고 대형 바리케이드를 설치하는 등 원천 봉쇄에 나섰다.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는 최근 온라인 공식 계정에 홍콩 내 모 지역에서 홍콩 주둔 중국군 소속 저격수들이 실탄 훈련을 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하며 압박 분위기를 조성했다.

중국이 홍콩에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홍콩주권반환 23주년에 맞춰 홍콩 자치권을 크게 흔들 수 있는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킨 것 자체가 사실상 '일국일제'를 본격화하려는 시도로 읽히고 있다. 미국이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박탈한다며 강경 대응에 나선 것도 홍콩보안법을 강행한 중국을 압박하려는 목적 외에 홍콩이 중국의 영향권 안에 들어와 관세나 투자, 무역, 비자 발급 등에서 홍콩과 중국 본토를 따로 구분지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박탈 수순이 직접적인 규제로 이어질 경우 홍콩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의 홍콩 이탈과 대규모 자본유출 가능성이 나타날 수 있다. 홍콩에서 미국으로의 수출시 중국 본토와 마찬가지로 최대 25%의 보복 관세를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


중국은 미국의 홍콩보안법 반대를 내정간섭이라고 보고 있으며 홍콩보안법이 홍콩 각계 인사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고 홍콩의 실제 상황에 부합한다는 입장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이날 '홍콩보안법은 홍콩의 새로운 출발이 될 것' 제하의 사설을 통해 "홍콩보안법은 홍콩인들의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고, 언론의 자유를 포함한 어떤 법적 권리도 박탈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홍콩의 분리독립을 선동하고 외세 개입을 부추기는 것은 반역죄에 해당할 것이다. 홍콩의 발전은 중국이 주도한다. 홍콩의 미래가 미국에 의해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홍콩 시민들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 통과후 강력한 시행이 뒤따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신문은 "중국은 홍콩보안법 통과 후 법 집행을 지원하고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한 사람들을 처벌하며 홍콩 이슈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있는 미국과 싸울 준비를 해야한다"며 "국가안보를 지키기 위한 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소식통은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전인대와 정치협상회의 소속 모든 홍콩 대표단에게 이날 오후 3시 중앙 정부 회의에 참석하라는 통지가 있었다"며 "홍콩보안법에 대한 브리핑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이날 오후 관영언론인 신화통신이 홍콩보안법 관련 세부 내용을 모두 발표하게 될 것"이라며 "법안 내용이 대중에 완전히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베이징=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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