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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이슈+] 신냉전의 최전선이 된 폴란드, 미군을 환영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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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왼쪽)이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감축되는 주독미군 중 일부를 폴란드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왼쪽)이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감축되는 주독미군 중 일부를 폴란드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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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최근 미국이 주독미군을 감축하고 이중 일부를 폴란드에 배치한다고 밝히면서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과 달리 폴란드는 미군의 주둔비용을 자국이 부담하겠다고 밝히고, 앞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 중 하나인 이지스어쇼어 도입에 나서는 등 미국과의 군사적 밀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독일에서 미군을 줄일 것”이라며 “일부는 본토로 돌아오고, 일부는 폴란드를 포함해 다른 지역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폴란드는 지난해부터 미군 배치지역 선정에 나서고 주둔비용을 자국이 부담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미군의 추가 유치를 희망해왔죠. 또한 러시아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MD체제 도입에 나서고 있습니다.

EU 내에서도 폴란드의 친미 행보는 독보적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수 트렌드에 발맞춰 낙태금지법, 성소수자 배제 등을 모토로 건 폴란드 집권여당인 법과정의당(PIS)은 EU와 관계가 상당히 껄끄러운 상태죠. 그럼에도 폴란드의 극우보수 세력은 각종 선거에서 승리하며 권력이 강화되고 있고, 미국과의 관계는 보다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2차대전 이후 냉전기 동안 구소련의 최전선 위성국가 중 하나의 역할을 했던 폴란드가 이제는 미국의 위성국가 노릇을 하게 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죠.


이런 우려 속에서도 폴란드의 친미행보가 계속되는 이유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합병에 따른 충격 때문이라 분석됩니다. BBC에 따르면 PIS는 크림반도 강제합병 사건 직후 2015년 선거를 통해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집권했고, 이 사건은 폴란드 뿐만 아니라 동유럽 전역에서 극우정당들이 집권하게 된 계기가 됐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크림반도 합병이 진행되는 동안 EU는 물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역시 어떠한 군사적 조치도 취하지 못했습니다. 현재까지도 EU가 러시아에 가하고 있는 것은 경제제재 뿐이고 크림반도 합병을 무효화하거나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압박하는 조치는 전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폴란드 주둔 미군의 모습[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폴란드 주둔 미군의 모습[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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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초창기 EU 창립국 중 하나였던 영국마저 EU를 탈퇴하면서 EU와 나토를 중심으로 한 유럽의 다자간 안보체제에 대한 불안감은 매우 커졌습니다. 이에따라 폴란드와 같은 동유럽 국가들은 EU와 관계가 악화되더라도 미국과 개별적으로 군사, 안보문제에 대해 협력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게 된 것이죠. 여기에는 크림반도 합병 이후 초음속 미사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무기 능력을 과시하는 러시아의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문제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폴란드가 더욱 급해진 이유는 폴란드와 러시아 본토간 완충역할을 해온 벨라루스 공화국이 러시아 연방과의 합병 협상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경제 대부분이 러시아에 잠식된 벨라루스는 지난해부터 구체적인 합병안에 대해 러시아 정부와 협상 중인 상태입니다. 크림반도에 이어 벨라루스까지 합병되면 폴란드는 그때부터 러시아 본국과 국경을 마주대야하는 상황에 처하고, 러시아가 이 지역에 각종 전략무기를 배치하며 폴란드를 압박하면 자국 안보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 우려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폴란드는 구소련 해체 이후 이제 갓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상태라 폴란드 국민들의 러시아에 대한 공포심이 극심한 상황입니다. 폴란드는 1795년, 러시아와 오스트리아, 현대 독일의 전신인 프로이센 왕국에 의해 분할돼 국가가 공중분해된 이후 오랫동안 러시아제국의 통치를 받았고, 1차대전 이후 잠시 독립했다가 2차대전 당시에는 나치독일과 소련 스탈린 정권의 밀약에 의해 다시 국가가 분할점령 당한 바 있습니다. 이런 역사적 연원까지 겹쳐 러시아에 대한 원한이 큰 상황이고, 오늘날에도 폴란드군의 주적은 러시아군으로 알려져있습니다. EU 다른 국가들과 달리 미군의 추가배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환영하는데는 러시아와 얽힌 여러 문제들이 숨어있는 셈입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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