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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헌이라지만… 요동치는 '재건축 초과이익 계산법' 논란은 여전

최종수정 2020.06.03 11:45 기사입력 2020.06.03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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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위 승인일이 사업 개시일이지만
장기화 땐 '준공 10년 전' 간주
주택 시장 상황따라 고무줄 되는 초과이익

주변 집값 반영도 현실과 괴리 지적

합헌이라지만… 요동치는 '재건축 초과이익 계산법' 논란은 여전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정부가 재건축 초과이익에 대해 본격적으로 부담금 부과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제도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으로 미실현 이익에 대한 부담금 부과 문제가 결론났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형평성 논란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제도 개선 목소리가 높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와 관련해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초과이익의 산출 과정이다. 현재의 제도상으로는 초과이익을 계산하는 기준이 시장 상황에 따라 요동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초과이익은 재건축 준공 후 평가한 집값(종료 시점 주택가액)에서 재건축 사업을 시작했을 때 집값(개시 시점 주택가액)을 뺀 가격에 정상주택 가격 상승분과 개발 비용을 감안해 산정된다.

관건은 개시 시점이다. 원칙은 재건축 추진위원회 승인일이다. 하지만 추진위 승인 이후 사업이 장기화된 곳은 사업 개시 시점을 준공 10년 전 시점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정비사업은 주민 간 갈등, 당국의 인허가 문제 등으로 사업이 장기화한 곳이 부지기수다. 대표적 재건축 아파트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이미 2003년에 추진위 승인이 났지만 아직 조합 설립조차 못했다. 개시 시점의 주택 가격이 사실상 '운'에 달렸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시공사를 선정한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옛 에이아이디차관주택)의 경우 추진위원회 승인이 2003년에 이뤄졌지만 아직 착공도 하지 못한 상태다. 시공사가 된 삼성물산 이 제시한 입주 시점은 2024년 3월이다. 이 경우 사업시작 시점은 2014년으로 바뀐다.


2014년은 주택시장이 급랭했던 시기다. 2012년 8억4000만원이었던 반포3주구 72.51㎡(4층)의 공시가격은 이듬해 7억3100만원까지 떨어졌다. 사업 시작 시점이 유력한 2014년에는 7억6900만원이었다. 현재 이 주택의 공시가격은 15억8100만원이다. 어느 해를 기산점으로 잡느냐에 따라 초과이익은 고무줄처럼 늘거나 줄게 된다.

합헌이라지만… 요동치는 '재건축 초과이익 계산법' 논란은 여전

상승률도 문제다. 해당 단지뿐만 아니라 주변 집값도 함께 급등했다면 상승분에서 초과이익이 상당 부분 감면된다. 하지만 이 때 쓰이는 지수는 집값 상승에 대해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편인 한국감정원 지수, 그 중에서도 '시ㆍ군ㆍ구별 주택매매 가격지수'다. 아파트보다 상승폭이 적은 편인 빌라나 단독주택까지 모두 포함되고 구 전체로 범위가 넓어지는 만큼 상승률이 더 낮게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2014년 1월 당시 10억원대이던 반포 3주구 72.51㎡는 지난달 21억원대에 거래되며 2배가량 올랐다. 같은 동 '래미안퍼스티지'도 같은 기간 13억원대에서 27억원대로 비슷한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같은 기간 서초구의 월간 주택매매 가격지수는 90.0에서 108.7로 20.8% 오르는 데 그쳤다.


종료 시점 가격 산정 역시 이중잣대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개시 시점의 주택가액은 공시가격만으로 산정된다. 하지만 종료 시점의 가격은 준공 시점 공시가격 외에도 일반분양분 주택가격, 소형주택 인수가격이 합쳐진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분양가를 꽁꽁 묶더라도 일반분양 비중이 커지면 부담금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과 방식과 관련해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조합 전체에 17억원, 1인당 5544만원의 부담금이 부과된 용산구 한남동 한남연립(현 한남파라곤)은 2011년 준공됐지만 이후 소송전이 벌어지면서 9년이 지나서야 부담금을 내게 됐다. 상당한 가산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송에 5년이나 걸리면서 연락이 닿지 않는 조합원들도 있어 실제 부담금은 1억원 안팎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에서 직접 개인에게 부담금을 부과하는 '인별 부과 방식'으로 바꿀 경우 해결될 수 있는 문제지만 정부는 재건축을 통해 발생하는 이익인 만큼 조합이 납부 의무를 지고 각자의 기준으로 배분하는 게 맞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정부의 인위적 개입으로 인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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