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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재테크]애플·테슬라·MS 줍줍…원정개미 63兆 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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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재테크]애플·테슬라·MS 줍줍…원정개미 63兆 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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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해외주식 직구 역대 최대


다섯달 만에 작년 거래액 추월…올 1000억弗 넘을수도

美주식, 전체 해외거래액의 86%…전년동기의 4.3배

해외 순매수 톱 10개, 올 기록 저점 대비 30%↑ '매력'

정보 늦고 시차로 빠른 대응 어려워…투자는 신중해야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올들어 벌써 63조원.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서 주식을 사고 판 액수로 역대 최대 규모다. 5개월 남짓한 기간에 이미 작년 한 해 거래액(50조원)을 훌쩍 뛰어 넘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자 수익률 측면에서 한국보단 해외 주식이 한층 더 낫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려 글로벌 주식을 적극 매수한 영향으로 분석했다. '동학개미'로 일컬어지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바다를 건너 저 멀리 해외로까지 뻗어나가는 분위기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29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결제액(매수+매도액)은 총 522억6083만달러(약 63조758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한 해 해외주식 결제액(409억8539만달러, 약 50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5개월 남짓한 기간에 작년 거래액을 추월할 정도로 해외주식 거래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1000억달러도 넘볼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2011년 31억달러에 그쳤던 해외주식 결제액은 2015년(139억달러) 100억달러를 처음으로 넘겼다. 이어 2016년엔 126억달러로 조금 주춤했지만 2017년 227억달러, 2018년 325억달러, 2019년 409억달러 등 최근 3년은 100억달러 가량씩 늘며 성장세를 이어왔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증시의 급락으로 저점 매수 기회를 노린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 대거 진입해 전년 대비 월등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어느 지역 어떤 주식 샀을까= 해외주식 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이 집중한 곳은 미국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올들어 5월까지 총 453억달러의 미국 주식을 사고 팔았는데 이는 올해 해외주식 전체 거래액의 86.6%에 해당하는 규모다. 작년 동기(104억달러)와 비교해서는 4.3배(333.3%)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중국주식 거래액은 8억1826만달러에서 13억6121만달러로 66.3%, 일본은 8억9924만달러에서 12억7441만달러로 59.4% 증가했다. 또 홍콩은 작년 23억8472만달러에서 올해 36억3562만달러로 52.4% 늘었고 유로시장은 1억5502만달러에서 2억1357만달러로 3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거래한 종목 또한 대부분 주 무대가 미국이었다. 거래 상위 50개 종목 중 92%(46개)가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다. 나머지 4개 종목은 홍콩이다. 1위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28억6900만달러어치를 사고 팔았다. 다음으로 마이크로소프트(21억3900만달러)와 아마존(20억4400만달러) 등 비대면(언택트) 수혜 업종이 2, 3위를 차지했다. 개별 기업 종목뿐만 아니라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나스닥지수 상승분의 3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의 거래 금액이 18억8700만달러로 해외주식 거래 4위에, 나스닥 지수를 역(逆)으로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숏 QQQ'는 11억9900만달러로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또 18억7400만달러가 거래된 애플이 이들 ETF 사이인 5위에 랭크됐다.


순매수액으로 따지면 미국의 애플이 4억3976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미국의 완구업체 해즈브로(Hasbro, 3억8604만달러)로 다른 대형 기술주들을 제치고 깜짝 2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외부 활동 제한으로 장난감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3억4184만달러), 알파벳(3억1503만달러), 테슬라(2억3874만달러) 등 미국 주식이 3~5위로 그 뒤에 포진했다.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는 홍콩과 일본에 상장된 기업도 포함됐다. 홍콩에 상장된 알리바바 그룹 홀딩스(ALIBABA GROUP HOLDING ORD SHS)가 1억4944억달러로 6위, 일본의 화학기업 쇼와덴코(SHOWA DENKO)가 1억3889억달러로 9위에 자리했다.


◆"韓증시는 좁다" 해외서 기회를=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 특히 미국 주식을 대거 사들인 이유는 수익률과 성장성 때문이다. 지난해 고공 행진한 미국 증시가 코로나19 여파로 급락하자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해 대거 사들인 것이다. 애플 주가는 지난해에만 80% 넘게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56%), 알리바바(55%), 페이스북(51%) 등 미국 시가총액 상위 종목 상당수가 50% 이상의 수익률을 거뒀다. 반면 국내에서는 작년 한 해 삼성전자(44%)와 SK하이닉스(55%), 네이버(58%) 등을 제외하면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를 지켜봤던 투자자들이 코로나19 여파로 미국 증시가 곤두박질 치자 성장주 위주로 적극 매수에 나섰다는 것이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여파로 폭락했던 미국 증시의 공포심리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반등 조짐을 보이자 매수 기회를 엿보던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증시가 전 세계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남짓에 불과한 만큼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을 찾을 기회로 여기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해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주가가 올해 기록한 저점 대비 평균 30% 가까이 오른 반면 국내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오름폭은 20%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부각된 언택트(비대면) 수혜주들이 미국 증시에 다수 몰려 있다는 점도 투자 욕구를 부채질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년째 박스권에 갇혀있는 국내 주식보다 성장성 있고 높은 수익률을 실현해 온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 변동성이 커질수록 대형주, 우량주 투자가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미국 기업들이 규모나 산업 측면에서 더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막연한 기대감은 금물= 다만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서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해외 기업은 관련 투자 정보가 국내에 한발 늦게 알려지는 경우가 적지 않고 시차 문제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환율이나 리스크 등을 고려해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도 있다. 아직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재발 가능성 등으로 언제든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탓이다. 특히 과거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투자에서 쓴맛을 본 20~30대 젊은 층에서 한탕을 노리고 거액을 투자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에서 '족집게 이코노미스트'로 명성을 날렸던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해외 주식에 투자한다는 것은 엄청나게 많은 위험성을 안고 가는 것"이라며 "개인은 위험회피를 하기 힘들어 환율 리스크가 크고, 해외의 정책이나 제도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해외 정세나 경제에 대한 이해도 또한 부족해 기민한 대응이 쉽지 않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 투자가 국내 투자보다 위험성이 더 크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며 "보유 자산에서 10~20% 내외로만 해외 투자를 하는 등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 투자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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