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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만 '역성장' 위기…韓銀, 성장률 -0.2%전망·기준금리 인하(종합2보)

최종수정 2020.05.28 13:00 기사입력 2020.05.28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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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연간 성장률 제시 11년만
실제로 성장률 마이너스 기록하면 22년만에 역성장
경제지표 이미 악화…수출·내수·고용 모두 부진

글로벌 금리인하에 실효하한 부담 덜어
3차 추경과 맞물려 정책공조 효과도

22년만 '역성장' 위기…韓銀, 성장률 -0.2%전망·기준금리 인하(종합2보)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며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또 인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타격이 예상보다 크고 길어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소비와 투자뿐 아니라 한국 경제의 근간인 수출까지 흔들리고 있어 경제 회복 시점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금리 인하에 무게를 실었다. 주요국들이 이미 제로(0) 수준의 금리 정책을 펼치고 있어 금리 인하에 따르는 부담은 덜었다.


한은은 28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마이너스(-0.2%)로 전망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한은은 올해 플러스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한은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전망한 적은 금융 위기 이듬해인 2009년 4월(-2.4%)과 7월(-1.6%) 두 번 있었다. 이후 11년 만에 마이너스 전망치를 제시한 것이다. 연간성장률이 실제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외환위기가 덮쳤던 1998년(-5.1%)이 마지막이다. 만약 이번에 성장률이 실제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22년 만에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셈이다. 다만 한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3.1%로 제시했다.

마이너스 성장을 점친 만큼,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연 0.5%로 25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50bp 낮춘 뒤 지난달엔 동결했지만 이번에 추가로 금리를 내린 것이다. 비기축통화국의 경우 미국(현재 0%)보다는 기준금리를 높게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제로 금리에 가까운 수준까지 금리를 내린 셈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국내 경제는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며 "소비가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수출도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지난달(성장세가 크게 둔화된 것으로 판단ㆍ수출 소폭 감소)과 비교하면 국내 경제 상황을 훨씬 심각하게 본 것이다. 또 "고용 상황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되는 등 악화됐다"면서 "국내 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2.1%)를 큰 폭으로 밑도는 0% 내외 수준으로 예상되며,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3%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및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 농ㆍ축ㆍ수산물 가격의 상승 폭 축소 등으로 0%대 초반으로 크게 낮아졌다"며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0%대 초반으로 하락했으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대 중반으로 소폭 하락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 유가 하락 영향, 수요 측면에서의 상승 압력 약화 등으로 올해 0%대 초반,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대 중반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돈을 푸는 것은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자본유출이 심각한 사태에 있는 국가들만 금리를 높이는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이번 금리 인하로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추경)과 맞물려 폴리시믹스(Policymixㆍ정책조합) 효과를 유도한 것이란 해석도 있다.


22년만 '역성장' 위기…韓銀, 성장률 -0.2%전망·기준금리 인하(종합2보)


◆연 성장률 22년만에 마이너스 위기= 한은이 마이너스 성장률 전망을 내놓은 것은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9년 4월(-2.4%)과 7월(-1.6%) 이후 11년 만이다. 그러나 그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2%를 기록해 비교적 선방했다.


실질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1953 년 한국은행이 GDP 통계를 편제한 이후 1980년(2차 석유파동 직후) -1.6%, 1998년(금융위기) -5.1% 두 번 있었다. 올해 전망치가 실현되면 22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이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타격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수출 증가세 둔화와 중국ㆍ성장률 추락 등이 원인이다. 앞서 지난 2월 한은은 올해 예상 성장률을 2.3%에서 2.1%로 한 차례 낮춘 바 있다.


부정적인 경제지표는 이미 확인됐다. 4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3% 급감했고, 무역수지도 99개월 만에 적자전환했다. 5월 1~20일 수출은 20.3% 감소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봉쇄조치를 완화하고는 있지만, 경제가 완전히 정상화하는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워 수출 불확실성은 크다. 확연히 떨어진 소비자물가 역시 금리인하를 부추겼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조금씩 개선되고는 있지만 내수도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사태에 민간소비와 서비스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1분기 성장률은 2008년 4분기(-3.3%) 이후 11년 3개월만의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면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이 다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저물가는 지속되며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지속하락)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디플레이션에 빠지면 사람들이 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소비는 더욱 줄고, 물가가 더 하락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이런 기조에서 기준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실질금리(명목 기준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값)가 높아진다. 실질금리는 가계ㆍ기업이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기준금리 수준으로, 실질금리가 높아지면 이미 많은 빚을 낸 사람들의 부채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기준금리 인하가 필요하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확장재정정책으로 가고 있고, 명목금리가 낮은 수준에서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금리를 낮춰야 부채부담도 떨어진다"고 전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2%로 제시했다. 또 3대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도 ▲무디스 -0.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0.6% ▲피치 -1.2%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긴 했지만, -0.2%도 낙관적인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2분기는 1분기보다 더 타격이 클 것"이라며 "특히 수출 타격 정도가 더욱 커지면 -0.2% 보다 감소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22년만 '역성장' 위기…韓銀, 성장률 -0.2%전망·기준금리 인하(종합2보)


◆금리인하 '타이밍이 생명'= 물론 금리인하에 따르는 우려도 있다. 우선 시장에서 0.25~0.50% 수준으로 추정하는 실효하한이다. 실효하한은 비기축통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유효한 금리 하한선이다. 실효하한 이하로 기준금리를 내리면 경기부양 효과가 작다. 만약 지나치게 금리를 많이 내리면 자본유출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현재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제로 수준으로 금리를 내리고 있는 만큼 실효하한으로 인한 부작용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금통위원들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0% 수준으로 금리를 내린 데 이어, 한국과 비슷한 경제 규모와 개방성을 갖고 있는 국가들도 금리를 일제히 내렸기 때문이다. 현재 호주의 기준금리는 0.25%, 태국은 0.50% 수준이다. 오히려 실효하한이 0.50%보다 더 아래에 형성돼 있어 앞으로 기준금리 인하를 더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설명회에서 "국내경제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돼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축소됐고, 주택가격 오름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 역시 한은의 금리인하 부담을 줄였다.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과 맞물려 폴리시믹스(Policymixㆍ정책조합) 효과를 내야 한다는 점도 금리인하의 이유다. 정부가 올해 발행할 적자국채는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적자 국채를 발행하는 정부의 조달비용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한은은 앞으로 국고채 추가 매입 등 금리인하 외 조치도 총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금통위 회의에 조윤제 신임 금통위원은 참석하지 못했다. 조 위원은 보유 중인 주식가액이 공직자윤리법에서 정한 수준을 초과해 금통위 논의 결과 조 위원을 제척(배제)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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