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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 수거업체, 해고에 폐업까지…"플라스틱 대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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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탓 재활용품 수요줄고 값도 하락
페트 재생원료 허용보관량 80% 포화상태
2018년 폐기물 대란 반복, 국민 불편 우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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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문채석 기자] "재활용품 수거 계약을 맺은 아파트 200여곳 중 40곳과의 계약이 끊겼고 직원 40명 중 6명을 정리해고했습니다. 이미 폐업한 업체도 여럿 봤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곳을 공격하고 있다. 이번엔 재활용품업계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재활용품 수요가 줄고 국제 유가 급락에 따라 재활용품 가격이 하락하는 현상이 3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수출길이 막히면서 재활용품이 창고에 쌓이자 영세 수거업체들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았다. 아파트에서 수거한 재활용품을 팔수록 손해가 났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와 외출 기피로 택배 배송과 배달음식 소비가 늘면서 일회용품 배출은 증가하는 추세다. 폐기물은 늘어나는데 수지타산이 맞지 않자 일부 업체들이 수거를 거부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제2의 폐기물' 대란 우려까지 나온다.

26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3월 폐플라스틱 재생원료 판매단가는 전년 동기 대비 14% 하락했다. 지난달 페트병 재생원료 보관량은 1만3000t으로 전체 허용 보관량의 80%에 달하며 사실상 포화상태가 됐다. ㎏당 폐지 가격은 지난해 2월 83원에서 올해 3월 56원으로 32.5% 떨어졌다. 하지만 수거업체들은 단가를 맞추기 위해 아파트단지에 가격 조정안을 제안했다가 퇴짜를 맞기 일쑤라고 전했다. 경기 김포시에서 15년째 수거업체를 운영해온 박모(56)씨는 "재활용품 단가가 오르면 금액을 원상복구해주겠다고 해도 납득을 못 하고 계약을 끊는 경우가 많다"며 "업체마다 '제 살 깎아 먹기'식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폐업 수순을 밟는 업체도 생겼다. 부산의 한 수거업체는 "2주에 한 번씩 2t가량 일감을 주던 거래처 2곳이 계약을 끊었다"며 "공장 가동을 줄이고 사실상 폐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업체들이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주민들도 불편을 체감하고 있다. 주상복합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모(33)씨는 "주민들이 직접 페트병에 붙어 있는 비닐 라벨을 떼서 배출하지 않으면 수거하지 않겠다고 아파트에서 방송하더라"라며 "라벨을 떼지 않으면 외주 수거업체에서 직접 떼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공동주택(아파트)과 수거업체 간 계약에 재활용품 가격하락을 반영ㆍ조정하는 가격연동제 ▲무색 폐페트(PET)병 별도 분리배출 ▲페트 재생원료 1만t 공공비축 ▲폐기물 수입 금지 추진 등을 시행하고 있지만 정책 효과가 현장까지 도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수거업체들은 아파트와의 기존 계약 내용을 변경하기 쉽지 않고, 계약이 해지되면 경영난에 빠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2018년 폐기물 대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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