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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銀, 특수은행채도 산다…증권사 대출은 "실무 협의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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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올해 성장률 1%대 달성 쉽지 않아"

산은채·수은채까지 매입하기로
증권사 회사채 담보대출 검토
'도덕적해이 논란 우려' 부담

기준금리는 0.75%로 동결
이미 45조 시장유동성 공급
"빅 컷 효과 지켜보자" 판단

韓銀, 특수은행채도 산다…증권사 대출은 "실무 협의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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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 박지환 기자] 한국은행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특수은행채를 사들인다. 국채 및 보증채로 한정돼 있는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특수은행채를 포함한 것이다. 한은은 이와 함께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급락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0%대 성장을 시사했다. 다만 기준금리는 현행 0.75%를 유지했다. 지난달의 '빅 컷'과 한국판 양적완화 등 이미 내놓은 대책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은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국채 및 보증채로 한정돼 있는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특수은행채 등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한은이 단순매매 대상 증권을 확대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금통위는 이날 공개시장운영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증권(MBS)을 포함하는 내용의 공개시장운영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한은은 "이번 조치로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이 용이해지고, 자금 조달 비용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은 현재 구체적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대출 대상과 담보증권 범위가 확정되는 대로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와 함께 내부 실무자선에서 우량회사채를 담보로 증권사에 대출을 해 주는 제도를 마련 중"이라며 "협의에 따라 세부적인 내용이 구체화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증권사에 대해 한은이 직접 대출하는 것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구체적인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는 상황이다. 대신 한은은 공개시장운영 대상 증권에 특수은행채 등을 포함하기로 했다. 특수은행들이 회사채나 기업어음(CP)을 더 사들이고 지원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간접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이 0%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올해 성장률은 2월 전망경로를 큰 폭으로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성장 전망경로의 불확실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성장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개에 따라 달렸기 때문에 대단히 가변적이고 불확실성이 크다"며 "여러 시나리오를 가정해 보면 올해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1%대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0%대 성장을 시사한 것으로, 이는 코로나19가 2분기 중에 진정돼 하반기에 들어 경제 활동이 개선된다는 시나리오 하에 전망한 것이다.


이 총재는 또 "소비가 큰 폭 감소한 가운데 설비투자 회복이 제약되고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졌으며 수출도 소폭 감소했다"며 "고용 상황은 2월까지는 취업자 수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으나, 일시휴직자는 경제활동이 위축되며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물가에 대해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율은 국제유가 하락 영향 확대, 수요측 압력 약화 등으로 낮아져 지난 2월 전망치(각각 1.0% 및 0.7%)를 상당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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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은행채도 매입, 유동성 확대 효과= 한은이 금융시장에서 증권을 매입하면 이에 상응하는 유동성(본원통화)이 시중에 공급되며, 반대로 보유 증권을 매각하면 이에 상응하는 유동성(본원통화)이 환수된다. 한국은행이 산은채 등 특수은행채 매입을 통해 금융기관에 자금을 공급하면 특수은행들은 더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또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회사채 매입에 활용하면 채권시장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다. 이번 조치는 오는 14일부터 시행되며 유효기간은 2021년 3월31일까지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등의 특수은행채 발행 규모가 큰데, 일반 시중은행들이 가지고 있는 특수은행채를 한은이 소화할 수 있게 해줘 일반은행들의 유동성이 더 늘어난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한은이 은행들로부터 특수은행채를 직매입하면 은행도 좀 더 좋은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최근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책에 발맞추기 위해 대출을 늘린 시중은행들이 순이자마진(NIM) 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는데 유동성을 좀 더 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대책이 산은과 기은, 수출입은행 등 특수은행들이 발행을 늘리도록 유도할지는 의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무래도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과는 상황이 다르다 보니 보수적으로 조금씩 스텝을 밟는 것 같다"고 말했다.


◆증권사 대출은 검토 중= 한은이 이날 증권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을 결정하지 않은 것은 도덕적 해이 등의 부담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와의 의견 일치도 필요하고, 위험도가 높은 CP를 담보로 삼으면 "증권사들이 시장이 좋을 땐 CP로 돈을 벌고, 그렇지 않을 땐 한은에 돈을 벌린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서다. 한은법 제80조에 의거한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담보대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이 필요한 사안이어서 이날 대출 방안 결정 여부와 대출 대상 및 범위에 관심이 쏠렸으나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증권업계에서는 한은이 회사채를 담보로 대출해주면 유동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회사채와 CP 발행 잔액은 각각 207조8608억원, 65조4962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증권사가 보유한 회사채는 70조~80조원에 이른다. 이들 회사채는 AA등급 이상의 우량 회사채여서 한은으로서도 큰 위험 부담 없이 이를 담보로 대출에 나설 수 있다. CP가 담보대출 대상에 포함될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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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는 당분간 지켜보자"= 이날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것은 그동안 내놓은 대책의 효과를 지켜보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할 만한 상황은 아니던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대응책을 내놓으면서 국제시장이 안정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일단은 지켜보자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향후 한은의 대응 방안은 올해 성장률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마이너스 성장이 확실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문제다. 한은은 오는 23일 올해 1분기 실질 GDP 성장률 속보치를 공표한다. 한은은 지난 2월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올해 1분기 GDP가 전년 동기 대비 -0.4%를 기록한 지난해 1분기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환석 한은 조사국장은 "코로나19로 인한 단기적인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2~3월 실물 지표가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간 성장률도 대폭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2월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2.1%로 전망한 바 있는데 5월 경제전망에서는 0%대 성장률로 수정할 가능성도 나온다.


◇용어설명

◆특수은행채= 특별한 법에 의해서 설립된 은행인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이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특수은행들은 한국산업은행법 등 개별적인 설립법에 근거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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