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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는 띄는데, 현실성은?"…총선 표심 노리는 '마구잡이'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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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수수료 문제되니 너도나도 '공공 배달앱'
GTX·철도·트램 유치 단골 공약이지만 현실성은 물음표
정부는 '돈 뿌리기' 골몰…'악성 포퓰리즘' 우려 목소리

"눈에는 띄는데, 현실성은?"…총선 표심 노리는 '마구잡이'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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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4ㆍ15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구걸하기 위한 마구잡이식 공약들이 남발되고 있다. 대규모 인프라ㆍ시설 유치 등 실현 가능성이 낮은 공약은 물론, '배달앱 수수료' 이슈에 편승한 무료 공공앱 공약도 각지에서 우후죽순격으로 나오고 있다. 급조된 '군불때기' 식 공약이 나오는가 하면, 정부와 여ㆍ야를 막론하고 재난기본소득 등 '돈 퍼주기'식 대책에 열중하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총선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ㆍ정의당 후보들을 중심으로 공공 배달앱 공약이 줄을 잇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김승원(수원갑), 백혜련(수원을), 김영진(수원병), 박광온(수원정), 김진표(수원무), 안민석(오산시), 복기왕(아산갑), 김두관(경남 양산을), 강득구(안양만안), 오영환(의정부갑) 후보 등이 배달앱 공약을 내놨다. 정의당도 당 차원에서 공공 무료 배달앱 공약을 내놨고, 민생당도 조형철 전주시을 후보가 공공배달앱 공약을 냈다.

'배달의 민족'이 경쟁사인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인수되면서 사실상 국내 배달앱 시장을 독점하게 된 것이 촉발제가 됐다. 수수료 부담을 덜기 위해서는 수수료 무료로 운영되는 공공배달앱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 하지만 무료 배달앱은 과거에도 존재했다. 한국배달음식업협회가 2014년 내놓은 '디톡'은 한달 1만5000원의 회비만 받고 운영됐지만 사용자가 모이지 않아 실패했다. 우후죽순으로 나온 공공배달앱 공약도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날탕' 공약들도 양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 동네까지 지하철ㆍ철도 노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를 연장하겠다'는 것. 이미 노선이 확정된 GTX AㆍBㆍC 노선 인근 지역 후보들은 연장이나 지선 신설을, 아직 노선이 확정되지 않은 GTX-D 노선 지역 후보들은 노선을 지역 인근으로 끌어오겠다고 공약했다. 당이 아닌 지역으로 노선이 갈리는 웃지 못할 헤프닝도 벌어졌다. 각당의 인천 서구갑 후보들은 당을 막론하고 강남에서 청라국제도시 노선 공약을, 서구을 후보들은 검단신도시 경유 노선 공약을 내세운 것.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각광받는 '트램(노면전차)'도 각 지역의 선거공약 단골이다. 매 선거 때마다 트램 설치 공약이 나오지만, 실제로 이 공약이 실현된 적은 없다. 위례 트램도 10년 이상 표류하고 있다.


'삼성 출신'들의 삼성전자 관련 시설 유치 공약도 나왔다. 삼성전자 상무 출신의 양향자 민주당 후보(광주 서구을)는 "삼성전자 전장 사업 분야를 유치하겠다"며 공약을 내세웠다. 양 후보는 4년 전에도 이 지역에 출마해 똑같은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삼성전자 변호사 출신의 홍종기 미래통합당 후보(경기 수원정)는 수원삼성고 및 삼성 연계 스타트업 센터 유치 공약을, 박주원 미래통합당 후보(안산 상록갑)는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 단지를 유치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정작 삼성전자 측의 의사가 반영됐는지는 의문이다.

총선에 임박해 여당을 중심으로 표를 의식한 '군불때기식 정책'이 나오기도 하다. 이낙연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종로 유세 과정에서 기자들과 만나 1가구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완화 검토를 시사했다. 서울 강남, 경기 일부 지역에서 지역구 후보들의 요구에 부응한 것이지만 기존 부동산 정책을 뒤집는 것이라 논란이 될 여지가 크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지난 6일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총선이 끝나는 대로 지역과 합의해 공공기관을 이전하도록 하는 '공공기관 지방이전 시즌 2'를 할 것"이라며 지역 표심을 의식한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 여파를 극복하기 위한 명목으로 여야를 막론하고 '돈 퍼주기' 공약을 제시하며 포퓰리즘 논란도 제기된다. 국가부채 비율이 올해 40%를 넘어서는 가운데서도 거대 양당 모두 선거를 앞두고 현금 살포 유혹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계층이나 취약계층 저소득층 지원은 의미가 있고 효과가 있지만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방식은 소요 재원 대비 효과가 크지 않다"며 "재정건전성 문제와 민간부문 자금 구축으로 인해 경기에 부정적 영향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도 긴급재난지원금을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하며 "이런 정책을 막아야 할 정당, 건전보수를 자임하는 미래통합당이 부화뇌동했다"고 비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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