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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쇼크' 반영도 안됐는데…10대그룹 현금이 말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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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재무제표 분석해보니
10곳 합산 87조6909억 집계
전년보다 9.89% 줄어들어
롯데 -25%, SK -22%
실적 감소-투자·배당 증가 탓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박소연 기자, 장효원 기자] 국내 대기업 그룹의 현금 사정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한일간 무역 분쟁으로 실적이 감소하고 투자와 배당 지출이 늘면서 대기업의 현금 보유량이 줄어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대기업의 현금 사정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아시아경제가 삼성, 현대차, SK, LG 등 국내 10대 그룹 상장사(금융 계열사 제외)의 지난해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별도 재무제표 기준 합산 현금성자산(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87조69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97조3114억원 대비 9.89%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 쇼크' 반영도 안됐는데…10대그룹 현금이 말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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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별로는 롯데그룹(-27.52%), SK그룹(-22.48%), 삼성그룹(-21.49%) 등의 순으로 현금성자산 감소율이 높았다. GS그룹(-2.48%)도 현금 보유량이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화그룹(51.12%)과 포스코그룹(21.64%)은 현금성자산 보유량이 늘어났다.

금액 기준으로는 삼성그룹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특히,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는 실적 저하에도 평택 공장 등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면서 현금 보유량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는 2018년 4분기에 시작된 D램 가격 하락이 주요 고객사의 재고 조정으로 이어지면서 지난해 이익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현금성자산만 8조원 가량 감소했다. 지주사인 삼성물산도 수주 성과 부진과 차입금 상환 등으로 현금성자산이 1조원 가량 줄어들었다.


SK그룹도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이 4조3601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6246억원 대비 22.48% 감소했다. 정유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의 현금성자산이 1조원 수준에서 1200억원대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37% 감소했지만, 배터리와 첨단소재 분야 투자를 지속해 현금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주력 계열사 SK하이닉스의 현금성자산도 반도체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3% 줄었든 1조9299억원을 나타냈다.


롯데그룹 역시 지난해 현금성자산이 3조6278억원으로, 전년 동기 5조52억원 대비 27.52% 줄었다. 롯데케미칼의 현금성자산이 2조7390억원에서 9769억원으로 64.33% 감소한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경우 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인한 실적 저하와 그룹 지주사 개편에 따른 비용 부담이 현금성자산 감소로 이어졌다"면서 "유통업 실적 악화도 현금 보유량 감소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반면 현대차그룹의 현금성자산은 21조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20조6422억원 대비 2.12% 증가했다. 현대차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기아차와 현대모비스의 실적 증가도 현금성자산 증가에 기여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말 현금성자산이 1조7318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1459억원 대비 51.12%나 늘었다. 세부적으로 한화시스템의 현금성자산이 2146억원에서 6134억원으로, 한화솔루션의 현금성자산이 2390억원에서 4757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현금성자산의 큰 폭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의 사내유보금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기업들의 현금 사정과 사내유보금 간 상당한 괴리를 보였다. 지난해 말 기준 10대그룹 사내유보금은 654조1290억원으로, 전년 동기 643조1021억원에서 1.21% 증가했다. 사내유보금은 기업 설립 이래 누적된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으로 상당액이 투자 등으로 이미 지출한 돈이어서 기업들 현금 보유량과는 크게 차이를 보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현금 사정과 사내유보금은 연관성이 크지 않다"면서 "사내유보금을 근거로 기업들 현금 사정을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전반적인 경기 부진으로 기업들 현금 사정이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중소·중견 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들의 실적도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고려해 대기업들은 그룹 계열사뿐만 아니라 관계사들의 현금 유동성까지 긴밀하게 살피는 분위기다. 한 10대 그룹사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관계사의 유동성 현황을 실시간으로 긴밀하게 파악하고 있다"며 "회사채나 기업어음(CP) 등을 발행하는 것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관계사들은 은행 신용대출을 확보해 놓고 급작스런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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