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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1.5% 은행 대출 첫 날 "할부차 있다고 거절…이번엔 받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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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 초저금리 대출 공급 시작…신용등급 낮으면 기업·농협銀 유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은행 대출 상품이 1일 출시됐다. 지난 31일 금융위원회와 은행연합회 등은 연 1.5%의 고정금리의 만기 1년 신용대출을 내일부터 2020년말까지 접수받는다고 밝혔다. 대출 한도는 최대 3천만원이다. 이 상품의 지원 대상은 연매출 5억원 이하인 신용등급이 높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다. 대출을 받으려고 하는 자의 신용등급이 1~3등급 수준에 상응해야 한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은행 대출 상품이 1일 출시됐다. 지난 31일 금융위원회와 은행연합회 등은 연 1.5%의 고정금리의 만기 1년 신용대출을 내일부터 2020년말까지 접수받는다고 밝혔다. 대출 한도는 최대 3천만원이다. 이 상품의 지원 대상은 연매출 5억원 이하인 신용등급이 높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다. 대출을 받으려고 하는 자의 신용등급이 1~3등급 수준에 상응해야 한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 모습./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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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김민영 기자] "신용 3등급이 안돼 1% 초저금리 대출을 못 받는다고 하네요. 기업은행은 신용이 낮아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얘기를 해줘서 기업은행 영업점으로 빨리 가보려고 합니다."


1일 오전 9시 한 시중은행 남대문지점. 남대문 삼익패션타워에서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최윤자(65ㆍ가명)씨는 은행 문을 열기 전부터 영업점을 찾았다. 연 1.5%, 한도 3000만원의 초저금리 신용대출이 출시된다는 소식을 듣고서다. 그러나 영업점 직원으로부터 신용등급이 은행 기준(1~3등급)에 못 미쳐 대출이 안되니 기업은행을 찾아보라는 얘기를 듣고 1~6등급까지 대출을 해주는 인근 기업은행 영업점을로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20년 간 한 곳에서 가게를 운영해 온 '남대문 토박이' 최씨는 "매일 40만~50만원은 벌어야 되는데 어젠 매상이 만원이 올랐다"며 "1% 금리로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서둘러 인근 은행을 찾아봐야겠다"고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시중은행에서 1.5% 초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 첫 날. 서울 시내 주요 상권 은행 창구는 예상보다는 한산했다. 서울 남대문시장, 명동역 부근 은행 영업점은 초저금리 대출을 받기 위한 자영업자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지역신용보증기금과 소상공인진흥센터 앞에 늘어섰던 수백m 대기행렬은 찾아볼 수 없었다. 첫 날이라 아직 홍보가 덜 된 데다 오전 시간대인 영향으로 크게 북적이지 않았지만 대출 상담은 꾸준히 이어졌다.


시중은행 남대문지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액세서리, 의류 중심으로 도소매업 종사하는 영세 소상공인들의 대출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평소 영업점 방문 대출 상담건수가 하루 1건에 그쳤지만 지난주부터는 하루 10건으로 급증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은행 대출 상품이 출시된 1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서 한 소상공인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은행 대출 상품이 출시된 1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서 한 소상공인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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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1~6등급 영세 소상공인에게 대출을 공급해 은행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은행은 상대적으로 상담하러 온 사람들이 더욱 많았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명동역점에서는 30대 남성 2명이 대출 상담 중이었다. 영업점으로 코로나19 대출 문의전화도 끊이지 않아 직원들도 방문시 준비서류, 신용등급, 추가대출 여부 등의 문의에 응대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기업은행 명동역점에서 만난 30대 강준상(39ㆍ가명)씨는 "중국과 동남아 관광객들이 명동 발길을 뚝 끊으면서 매출 타격이 너무 심하다"며 "코로나19로 줄어든 매출에 인건비 부담도 상당해 같이 일하는 직원 1명을 점심시간까지만 일하게 하고 퇴근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강 씨는 인근에서 5년째 중식당을 운영 중이라고 했다. 그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사태도 겪었지만 요즘처럼 매출이 떨어진 적은 없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 성남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송운식(55ㆍ가명)씨는 "2월에 은행에 코로나 대출을 받으러 갔다가 할부차가 있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는데 오후에 기업은행을 찾아 초저금리 대출 상담을 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상공인진흥공단에서 대출 추천서를 받아갔지만 2금융권 통해 할부차를 구입했다는 이유로 주거래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했다. 송 씨는 "밀가루 등 원재료 살 때 차가 필요해 구입했는데 캐피탈사를 이용해 신용이 안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지역신보에서 보증서를 받아 가면 보증료율 때문에 금리가 또 올라가는데 이번에 1%대 금리로 꼭 대출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초저금리대출 지원대상은 연 매출 5억원 이하, 신용등급 1~3등급의 영세 소상공인이다. 기업은행은 1~6등급, 농협은행은 5등급 차주까지 대출을 공급해 상대적으로 지원폭이 넓다. 대출 실행 기간도 3~5일로 빠르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경우 공인인증서만 있으면 비대면으로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다른 초저금리대출 상품과 중복 신청할 수는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상공인들은 기업은행이나 농협은행을 찾는 게 유리하다"며 "보증기관 대출보다 대출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고 금리도 낮아 한도가 소진되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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