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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의 저주'에 발목잡힌 두산건설…매각도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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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분양한 일산 단지서 대규모 미분양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영업이익 적자 계속
재무상황 나빠 매각도 쉽지 않을 듯
두산중공업, '알짜'만 파는 방식 고려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전경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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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일산의 저주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두산중공업이 전날 자회사인 두산건설의 매각을 결정한데 대한 업계의 평가다. 두산건설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경기도 일산신도시 인근인 고양시 탄현동에서 대규모 주상복합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대규모 미분양·미입주 사태가 발생했고, 자금경색 이후 10년이 넘도록 경영이 정상화되지 못한채 새 주인을 찾아 나서게 됐다.

두산의 부실 규모가 큰 것과 현재 건설시장의 상황을 고려하면 선뜻 나설 매수자도 마땅치 않아 매각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의 매각은 지난해 12월 두산중공업 이사회에서 유가증권시장 상장폐지가 결정된 이후 그룹측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기정사실로 여겨져 왔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자회사의 지속적인 부진, 막대한 차입금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 등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더이상 두산건설의 부실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컸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이 10년 넘게 휘청거린 결정적 원인은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사업이다. 2700가구의 대단지 주상복합인 이 아파트는 금융위기 직후 주택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상황에서 무리한 분양가 책정, 수요층이 얕은 대형평수 위주의 설계 등 잘못된 시장 분석으로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낳았다.

입주 후에도 미분양 사태가 이어지면서 회사는 결국 자금경색에 내몰렸고 두산중공업 등 그룹 계열사들이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지원했지만 사업 위축과 이자 부담으로 좀처럼 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특히 일산 프로젝트 실패 이후 사업이 위축되며 수주물량 부족과 이에 따른 실적부진의 악순환이 반복됐다.


실제 두산건설은 2011년 이후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한때 차입금이 1조5000억원에 달할 정도고 빚이 많다 보니 번돈으로 이자조차 못갚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이후 유상증자 등으로 차입급을 줄였지만 지난해 말 별도기준 차입금은 여전히 7257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중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 차입금이 585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전날 두산건설의 제94회차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용등급을 기존 'BB-(안정적)'에서 'BB-(Watchlist 하향검토)'로 낮췄다.


업계에선 매각절차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건설이 소유한 아파트 브랜드 '위브(We've)'와 토목역량 등은 장점이지만 수년간의 부진으로 재무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다만 두산중공업이 부실 자산은 남겨두고 알짜 자산만 파는 방식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져, 매각이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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