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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직접 손 댄 황교안…민경욱 살리고, 청년신인 기회 잃고

최종수정 2020.03.26 12:22 기사입력 2020.03.2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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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차례 비공개 회의서 공관위 결정 뒤집어
'민경욱 살리기' 부탁했다 의혹도…黃 "유감" 표명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혁신 공천을 위해 '전권을 주겠다'던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한밤의 '막장 드라마'를 연출하면서 결국 공천에 직접 손을 댔다. 그 결과 민경욱 의원은 살았고 당 오디션을 거쳐 공천을 받은 젊은 후보들은 기회를 잃었다. 공천은 마무리되고 있지만 당 내 갈등은 더 깊어지고 있다. 당 지도부가 권한을 남용했다는 비판이 최고위 내에서도 나오는 가운데 황 대표 사천(私薦) 의혹까지 불거졌다.


미래통합당의 공천작업은 26일부터 시작된 총선 후보자 등록 직전 까지도 대혼란을 겪었다. 전날 황 대표는 새벽과 밤, 두차례에 걸쳐 비공개 회의를 열고 결과적으로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뒤집었다. 이는 직접 공천, 날치기 경선으로 요약된다. 공관위가 단수 추천한 후보를 거부, 경선으로 돌렸고 민 의원 공천 철회 요청은 기각했다.

당초 황 대표는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을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하며 "전권을 주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공관위 구성 때만 해도 '자율성을 부여하겠다. 개입은 없다'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막판에 가선 결국 공천 칼을 휘둘렀다. 공관위 결정이나 절차를 존중하기 보다 권한을 유리하게 해석, 과도하게 개입했다는 지적이 당 내서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공관위 결정을 언제든 뒤집을 수 있다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말했다.


당 최고위의 직접 개입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은 인물은 민 의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 의원은 당 공관위로부터 사실상 두번의 컷오프를 당했지만 최고위에서 이를 뒤집으며 공천을 확정지었다. 민 의원은 '황교안 체제'의 첫 대변인으로 친황(친황교안)계로 분류된다.


반면 젊은 정치인을 양산하겠다는 취지로 오디션을 거쳐 공천 기회를 얻었던 청년 정치신인들은 지역 당원들의 반발을 당 지도부가 받아들이면서 꿈이 좌절됐다. 이준석 최고위원과 신보라 최고위원은 "공관위가 생각하는 원칙과 최고위 구성원들의 원칙이 일치하지 않아 아쉽다"면서 "한 청년이 정치적 과정에서 희생양이 된 것이 아닌가 안타깝다"고 지도부의 결정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세연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부산 금정구 공천도 공관위와 지도부가 막판까지 대혼전을 겪으면서 김 의원과 황 대표의 악연도 현재진행형이 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날벼락을 맞은 후보들은 당장 반발하고 있다. 당 최고위의 공천무효 결정으로 경기 의왕과천 공천이 취소된 이윤정 전 여의도연구원 퓨처포럼 공동대표는 "인정할 수 없다"며 이날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공천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당 공관위가 단수 공천을 했다가 지도부의 뒤집기로 경선을 치르게 된 김원길 당 중앙위 서민경제 분과위원장은 "야비하고 추접한 상황으로 지금 경주는 최악의 선거판이 됐다"고 맹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황 대표가 당초 컷오프된 민 의원을 살리기 위해 김 전 위원장에게 부탁을 했다는 폭로도 나와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종 공천이 좌절된 민현주 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를 통해 "첫번째 단수공천을 받았다가 민 후보와 경선으로 바뀌던 과정에서 내부적으로 황 대표가 민 후보와의 경선을 간곡하게 부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의 공천과정에 대해 "초반에는 황 대표와 지도부가 공관위의 과감한 공천결정을 잘 지켜줬다고 생각하지만 친박 교체율이 높아지고 황 대표 본인의 지지율이 많이 떨어지면서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대로 진행된다면 황 대표나 친박의원들의 선거 이후 행보가 굉장히 불리할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 전 의원은 그러면서 "막판에 최고위가 권한도 없이 4곳을 전격 취소한다거나 후보를 교체하고, 후보등록 첫날 집전화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무리한 방법을 택한 것은 결국 선거 이후에 친박과 황 대표 체제를 어떻게든 고수하겠다는 그들의 마지막 발악"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이날 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수용할 수 없는 공천에 대한 지적이 있었고 (당 지도부가) 최종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며 "다소 아쉬운 점이 생긴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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