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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처방전 내놨지만…정작 현장은 여전히 냉기

최종수정 2020.03.26 11:33 기사입력 2020.03.2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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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지원 정책발표에 급급
집행 세부안 완성도는 미비해
LCC에 3000억 지원 약속, 산은 한달째 실행 못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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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김현정 기자(세종), 김철현 기자, 이기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피해 업종 및 기업을 대상으로 대규모 재정 지원에 나섰지만, 실제 현장에는 '돈(錢)의 온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수조원까지의 금액을 내세우며 정부가 정책 발표에 속도를 내는 것에 비해 세부안의 완성도는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원에 따른 대부분의 위험을 금융기관이 부담하는 형태라, 추가적인 정부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6일 재계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잇달아 발표한 코로나19 피해업종 및 기업에 대한 지원 대책이 금융기관 일선에서 제대로 집행되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저비용항공사(LCC) 지원이다. 정부는 지난달 17일 운항 전면 중단 위기에 놓인 LCC 업계에 3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지원 주체인 산업은행은 한 달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액수나 시점을 결정하지 못했다. 이달 17일에는 티웨이항공 등 3개사에 400억원 금융지원을 완료했다고 발표했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약속한 3000억원의 지원과는 무관한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 사이 이스타항공은 업계 최초로 지난 24일 '셧다운'에 들어갔다.

운영자금 지원에 대한 전면 무담보 논란도 여전하다. 당초 정부 지원 발표 시 무담보로 긴급 자금이 수혈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산은의 이번 지원은 자체 심사를 통해 자금이 지원되는 일반 기업대출이다. 만약 담보 제공이 된다면 이자율과 상환 기간 등 대출 조건이 상향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LCC 업체들은 긴급 호소문 발표를 통해 전면 무담보ㆍ장기 저리 등 조건을 대폭 완화한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산은도 난처한 입장이다. 이번 LCC 업체들에 대한 긴급 지원은 정부 출연 없이 산은이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것인데 정부가 3000억원 지원을 못박고 이에 따른 후속 책임과 비난을 떠넘기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산은 관계자는 "완전 무담보라고 정책적으로 정해지진 않았지만 LCC 업체들에게 담보요구를 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다만 정부 출연 없이 산은 자금으로 그간 거래가 없던 회사들을 지원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개별 심사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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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내놓은 역대급 채권ㆍ증권시장 안정대책으로 금융지주사의 자본적정성 비율 하락, 손실 확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증안펀드의 경우 금융지주사들은 건전성 규제 즉,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완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 규제에 따르면 증안펀드에 1조원 투자시 위험가중치 300%를 적용받아 위험가중자산이 3조원 늘어난 것으로 간주되고, 이에 따른 BIS 비율 하락으로 신용 하락 및 조달비용 상승으로 은행이 자기자본이 늘려야 할 수 있다. 상황이 녹록지 않은 증권ㆍ보험 등 계열사 투자도 이중부담이다.

중기ㆍ벤처 대상의 코로나19 긴급지원 대출도 실제 집행 속도는 더디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정책자금을 지원 받는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토로하고 있다. 소상공인의 경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서 확인서를 받은 뒤 신용보증재단의 보증서를 받아 금융기관에 대출을 신청해야 하는데 현재 신청이 몰리면서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2~3개월까지 길어졌다는 것이다. 이 과정의 연계 시스템 부실과 인력의 부족으로 상담조차 쉽지 않다.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대출 체계에 따라 신용보증재단의 보증을 거치는 대출의 집행률은 아직 20%대에 그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5일부터 시범 운영된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직접대출의 접수처는 새벽부터 긴급 대출을 받으려는 소상공인들로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이는 중기부 소진공 지역센터에서 1000만원을 보증서 없이 5일 이내에 대출해주는 제도다.


이에 대해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현재 마련된 금융지원 대부분은 정부 자체 재원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기관들이 리스크를 책임지는 구조"라면서 "서면 등의 형식으로 추후 문제가 발생하는 데 대한 보증을 해주는 방식으로 위험부담을 나눠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계에서는 신속한 정책 집행을 요구하고 있다. 김문태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정책팀장은 "지금으로서는 (기업이) 체감하기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며 "빠른 현장 적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인총연합회 관계자도 "최근 기업 규모를 망라한 유동성 긴급지원 조치 발표가 있었으나 자금 조달은 속도가 관건인 만큼 최대한 신속한 정책 집행이 이뤄져야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김철현 기자 kch@asiae.co.kr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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