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우려가 커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대응 기자회견을 하던 중 웃음이 터졌다. 코로나19를 독감처럼 생각하라던 트럼프 대통령이 독감 환자 흉내를 내면서 농담을 던졌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인도 방문 직후 이뤄졌다. 한국과 이탈리아, 이란을 기점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데다 청정지역이었던 브라질마저 첫 확진환자가 나타나면서 6개 대륙이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된 날이었다.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졌고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입국제한 등 고강도 대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예상은 빗나갔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한 고강도 조치보다는 감염병 확산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는 데 집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감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수만명에 달한다면서 코로나19가 그렇게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미국의 대응력이 뛰어나다고 극찬했다.
특히 한 기자가 "오늘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위험을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미국인에게 행동에 변화를 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것인가"라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 아마 들어봤겠지만 손을 씻고 청결해야 한다"면서 씨익 웃고 양손을 비볐다.
또 최근에 한 남성을 오랜만에 만났다면서 개인적인 경험을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자신을 보자마자 끌어 안고 키스를 하기에 "잘 지내냐"고 물었고, 그 남성이 "최악의 열과 최악의 독감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잠시 실례한다'고 말하고 곧바로 손을 씻으러 갔다"면서 "(여러분도) 이렇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사망자와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행동이 나와 상황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5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2760명이며 확진자 수는 8만1000명에 달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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