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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현금 복지 펑펑 이탈리아, 한국도 답습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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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의 20% 현금성 복지로 쓰는 이탈리아, 성장률 0%대, 실업률 OECD 평균의 2배
현금성 복지로 인한 재정 악화 -> 성장 동력 약화가 이탈리아 발목 잡아
"2018년 국민소득 3만달러 진입한 韓, 15년째 3만달러 클럽인 伊 실수 답습 말아야" 주장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1인당 국민소득(GNI) 3만달러를 돌파한 한국이 다음 단계로 진전하기 위해서는 현금복지 지출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5년째 국민소득 3만달러대에 머물고 있는 이탈리아의 사례를 답습하면 안된다는 경고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4일 '이탈리아의 현금성 복지정책의 시사점' 자료를 내고 한국이 3만달러 클럽 진입에 15년 전인 2005년에 성공하고도 여전히 4만달러 클럽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사례를 답습하지 않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와 인구 및 경제규모가 비슷한 이탈리아는 2008년 금융위기 이래 2009년, 2012년, 2013년 성장률이 각 -5.3%, -3%, -1.8%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줄곧 0~1%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됨에도 이탈리아 정부는 금융위기 이후 복지지출 비중을 확대해왔다.


2008년 이탈리아 국내총생산(GDP)의 25.1%를 차지한 사회복지지출은 2017년 28.1%로 증가했다. 반면 인프라 투자, 산업 및 기업 지원 등과 같은 경제·산업 진흥을 위한 정부 지출은 2008년 4%에서 2017년 3.6%로 감소했다.


이탈리아의 GDP 대비 현금성 복지지출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상회하며 꾸준히 증가했다. 이탈리아는 OECD 국가 중 현금성 복지지출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로, 2015년 기준 GDP의 20.2%가 국민에게 현금으로 지급됐다.

이탈리아의 사회복지지출의 대부분은 연금으로 사용된다. 문제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연금수급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탈리아 정부가 최근 몇 년 간 경제유발효과가 적은 현금성 복지 정책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2018년 확장재정을 위해 2019년 재정적자 목표를 0.8%에서 2.4%까지 상향 검토한다고 밝혀 재정긴축을 요구하는 유럽연합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최종 2.04%로 조정) 한편 지난해 9월 새롭게 출범한 연정정부도 올해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정부의 복지지출 확대에 따라 이탈리아는 유럽 국가 중 국가 부채비율이 그리스에 이어 2위에 이르는 등 재정건정성이 악화됐다. 이탈리아의 GDP 대비 국가 부채는 2008년 106.1%에서 2018년 134.8%로 급증해 한 해에 이자로 약 84조원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정부부채 증가 심화를 전망하며 이탈리아의 올해 잠재성장률을 기존 0.7%에서 유럽 최저치인 0.4%로 하향 조정했다.


◆실업률 10.6%로 OECD 평균(5.3%) 2배, 불평등 지수 상승 등 경제체질 악화=이 같은 정부의 재정 확대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의 경제체질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의 지니계수(소득불평등 지표)는 2008년 0.317에서 2016년 0.328로 높아졌다. 실업률은 2008년 당시 OECD 평균(5.9%)과 비슷한 6.7%를 기록했으나 2018년 10.6%를 기록해 OECD 평균(5.3%)의 2배로 치솟았다.


이밖에 청년실업률은 2018년 기준 OECD에서 4번째로 높은 수치인 32.2%를 기록했으며 출산율은 2008년 1.42명에서 2017년 1.32명으로 감소했다. 이탈리아의 1인당 GNI는 2008년 3만7910달러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현재 3만달러 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이탈리아 정부가 복지 지출 개선을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1992년, 1995년, 1997년, 2004년, 2007년 등 수시로 연금개혁과 긴축재정을 추진했지만 국민들의 대대적인 반발로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다. 현금 복지에 익숙해진 국민들에게 혜택 축소를 설득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으로 전경련은 분석했다.


현재 한국의 모습이 이탈리아의 저성장 고령화 양상과 비슷해 복지 확대보다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이 필요하다고 전경련은 주장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아직 한국의 재정건정성이 이탈리아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저성장·고령화와 낮은 출산율, 높은 청년실업률 등으로 인해 연금재정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정부의 잇따른 현금성 복지 정책이 추진되고 있는 점이 이탈리아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엄 실장은 "현금복지는 확대하기는 쉽지만 나중에 줄이기는 매우 어렵다"며 "작년 한국의 1인당 GNI가 2018년 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실시 되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탈리아의 사례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보다 건실한 재정운영과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기업경영환경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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