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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통역' 샤론 최 "영화 감독 꿈꿔…앞으로 쓸 각본은 한국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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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이기기 위해 이야기 꾼 되고 싶어"
"봉 감독과의 여정은 특권"
"무대 공포증 이기기 위해 명상"

봉준호 감독(우)과 통역사 샤론 최(좌)/사진=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우)과 통역사 샤론 최(좌)/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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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인턴기자] 봉준호 감독의 통역사 최성재(25·샤론 최) 씨가 통역사로 활약했던 10개월 동안의 여정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최 씨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기고한 글에서 봉준호 감독의 통역사를 경험하며 느꼈던 소회, 영화감독 지망생으로서의 계획을 밝혔다.

최 씨는 "지난 6개월은 내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해 허니레몬티의 끝없는 주문과 함께 한 시간이었다"며 "이제 앞으로 내가 쓸 각본은 한국을 배경으로 하는 나의 진심과 밀접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남은 일은 나 자신과 영화 언어 사이를 통역하는 것"이라며 "사고의 유연함이 기생충을 현재의 위치로 이끌었고, 공감을 만들어냈다. 내가 이야기꾼이 되고자 하는 이유는 덜 외로움을 느끼기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통역사로 지냈던 기간 힘들었던 사연도 밝혔다. 그는 "가면 증후군과 싸웠고, 대중에게 사랑받는 사람의 말을 잘못 전달할 수 있다는 불안감과 싸워야 했다"며 "무대 공포증에 대한 유일한 치유법은 무대 뒤에서 10초간 명상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영화감독을 꿈꾼다는 그는 "이번 여행은 특권일 뿐이었다.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 산소탱크가 필요했다"며 "감독으로서 내 목소리를 내기 위해 나는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의 통역을 맡게 됐을 당시 기뻤던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최 씨는 "지난해 4월 첫 번째 통역 의뢰는 단편영화 각본 작업 때문에 놓쳤지만, 두 번째 통역 의뢰를 수락하고선 (통역할 때) 화장실에 가지 않아도 될 정도로 방광이 한 시간가량 버텨주기를 기도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유튜브 방송 '온갖영어문제소'에 올라온 최성재씨의 통역 영상. 그는 영화 '버닝' 행사에서 이창동 감독의 통역을 맡았다./사진=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지난달 31일 유튜브 방송 '온갖영어문제소'에 올라온 최성재씨의 통역 영상. 그는 영화 '버닝' 행사에서 이창동 감독의 통역을 맡았다./사진=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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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봉 감독 통역 일을 하기 전, 이창동 감독의 '버닝'이 북미 시장에 진출했을 당시 통역을 맡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때의 통역 동영상은 지금도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 씨는 초등학교 시절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근교에서 2년을 살았고, 미국의 한 대학에서 영화예술 미디어학을 전공했다.


그는 "어린 시절 미국에서 2년을 보내면서 나는 이상한 하이브리드가 됐다"며 "너무 한국인다워서 미국인이 될 수 없었고, 너무 미국인 같아서 한국인이 될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면서 영어 실력을 유지했지만, LA에서 대학을 다닐 때 무심하게 듣는 '왓츠업'(What's up?)이라는 말에도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최 씨는 봉 감독의 통역 일이 "모든 장벽을 깨트린 것처럼 보이는 이야기가 됐다. 통역을 할 때 회상에 잠길 시간은 없다"라며 "통역은 현재 존재하는 순간에 관한 모든 것이고, 다음 순간을 위해 (이전의) 기억을 지워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불면증을 달래고 동서양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찾아봤던 영화들이 봉 감독의 말을 명확한 언어로 통역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 씨는 최근 자신의 인기에 대해서 "소셜미디어 피드에서 내 얼굴을 보는 것이 너무 이상했고, 비아그라 광고를 위한 해시태그에 내 이름을 넣은 트윗을 발견하기도 했다"면서 "한국 정부가 2월9일을 기생충의 날로 선포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유쾌하게 답변했다.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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