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유도력의 비밀 풀었다.. 반도체 비파괴검사 새 장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국내 연구진이 반도체 등 다양한 나노물질이 빛과 상호 작용해 발생하는 광유도력의 물리학적 원리를 밝혀냈다. 반도체 소자의 결함이나 불순물을 파악하거나, 치료용 나노입자의 성능을 미리 검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은 이은성 나노구조측정센터 책임연구원팀이 광유도력의 난제를 풀었다고 20일 밝혔다.

광유도력의 비밀 풀었다

광유도력은 나노물질이 빛과 상호작용하면서 발생하는 전기적 힘이다. 나노 물질의 형상이나 성질을 탐색하기 위한 나노 크기(10~20nm)의 탐침과 시료 사이에 레이저를 쪼이면 양극과 음극이 분리되는 이중극자가 만들어진다. 이 전기적 힘은 탐침에도 이중극자를 형성한다. 이들 두 이중극자 사이에 미세하게 밀고 당기는 힘을 광유도력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광유도력이 순수하게 전자기력만으로 생성되기도 하고, 전자기력에 열역학적 힘이 더해져 생성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 나노물질의 종류에 따라서 이 힘의 크기가 변화한다는 점에서, 이 힘의 크기를 측정하면 나노 물질을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를 통해 광유도력에 따른 나노물질의 범위를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광유도력 현미경으로 반도체 비파괴검사

이같은 발견은 나노 소재 제품을 파괴 없이 탐침으로 측정하는 광유도력 현미경의 개발로 이어질 전망이다. 광유도력 현미경이 개발되면 미세한 물질의 형상이나 특성을 관찰하는 대표적인 장비인 광학현미경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광학현미경은 빛의 파장보다 크기가 작은 나노 미터 급 물질을 제대로 관찰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연구팀은 탐침에 기능성 분자를 코팅하면 열역학적 상호작용이 증폭된다고도 밝혔다. 이는 광유도력 현미경의 이미지 선명도를 훨씬 높여줄 수 있다.

연구팀은 "암과 같은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나노입자의 경우, 더욱 정확해진 광유도력 현미경으로 측정해 입자의 효과를 사전에 평가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KRISS 이은성 책임연구원은 "이미 KRISS에서는 150 나노미터 크기 물질의 내부까지 측정할 수 있는 광유도력 현미경 개발에 성공한 바 있지만 그간 광유도력의 발생 원리에 대한 논란으로 측정결과에 대한 해석이 명확하지 못했는데,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이번 결과를 통해 문제점이 해결되어 현미경의 응용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됐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