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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니 하고픈거 다해" 문빠, 그들은 누구인가 [한승곤의 정치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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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콘크리트 지지층 '문빠' 그들은 누구
문빠, 문꿀오소리, 달빛기사단 등 팬덤 수준의 지지세력
일부에서 '묻지마 지지', '광신도 아니냐' 지적도
민주당 '임미리 교수 칼럼' 고발 취하해도 문빠 임 교수 고소
전문가 "문빠 기존 정치 문법으로 이해못해…하나의 현상"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가 지난 2017년5월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문화공원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가 지난 2017년5월4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일산문화공원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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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문재인 좋아하는 데 이유가 있습니까."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30대 중반 남성 직장인에게 "문재인 대통령을 왜 지지하냐"고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이다.

'문빠'(문재인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는 독특한 정치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정치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직도 없이 지지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문빠는 눈에 보이는 조직은 없지만 민주당의 가장 강력한 지지층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의 생각과 추구하는 정책에 대해 사실상 모두 찬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는 '대깨문'(머리가 깨져도 문재인) , 문꿀오소리(지지자들 행태가 저돌적인 벌꿀오소리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말) 등의 별명이 붙었다.


문빠는 언제나 문 대통령 주변을 지켰다. 지난 2012년 6월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서울 서대문구 독립공원에서 출마 선언을 했을 때 이들이 대거 집결해 출마 선언을 응원했다.

또 2014년 8월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시절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 단식에 나섰을 때도 그의 곁을 지켰다.


이들은 자발적으로 문 대통령의 말과 행동을 기록으로 남기고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밴드, 카카오 스토리 등에 퍼 날랐다.

문재인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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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상 '묻지마 지지'…문빠에 따라 붙는 꼬리표 '맹목적 추종', '광신도'


문제는 문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생각이 다른 이들에 대해서는 적대감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내에서 조차 "문빠는 합리적인 소통이 전혀 안 된다","광신도","정신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빠가 일종의 팬덤인 '묻지마 지지세력'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실제로 일부 강성 지지자는 문재인 정부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면 정치인이나 일반인, 여·야를 가리지 않고 문자메시지, 댓글로 공격한다.


서민 단국대 교수의 경우 2017년 12월19일 자신의 블로그에 '문빠가 미쳤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문빠, 너희들은 환자야. 치료가 필요해"라는 글을 썼다가 문빠들로부터 '문자폭탄'을 받는 등 비난에 시달렸다.


당시 서 교수는 "문 대통령에게 언론들이 연일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TV 뉴스가 '땡문뉴스'로 바뀌면 정말 좋은 세상이 올까?"라고 반문한 뒤 "안타깝게도 문빠들은 그렇게 믿는 모양이다"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이어 "문빠 스스로 자신이 아프다는 것에 대한 자각이 없다보니 병원에 가게 하기도 어렵지만, 데려간다 해도 나을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면서 "더 큰 문제는 문빠들의 생각과 달리 문빠의 존재가 문 대통령에게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남대문 시장에서 어묵 가게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남대문 시장에서 어묵 가게 상인과 대화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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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틀러 추종자들을 연상시킨다"


김종인 민주당 전 대표도 이런 문빠를 두고 2017년 3월24일 "히틀러 추종자들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희정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을 벌인 것을 두고,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안 후보도 나처럼 문 후보 극렬 지지층에 심하게 당하다 보니 더는 견딜 수 없어 저렇게 정면 비판에 나선 것 같다"며 "안 후보 심경이 이해가 간다"고 했다.


당시 안 후보는 '전두환 표창' 문제를 두고 문 후보와 공방을 벌였다. 안 후보는 "화력은 문 후보 쪽이 제일 좋다. 그래서 실질적으로 가깝게 있는 분들이 상처를 입는다. 그 부분에 대해 각별히 챙겨 달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문 후보는 문빠를 옹호했다. 문 후보는 4월3일 대선후보로 확정된 뒤 이날 저녁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18원 후원금, 문자폭탄, 상대후보 비방 댓글 등은 문 후보 지지자 쪽에서 조직적으로 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그런 일들은 치열하게 경쟁하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일들이다. 우리 경쟁을 더 이렇게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 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상암동 MBC에서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해 11월19일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상암동 MBC에서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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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 교수 칼럼 고발 사태' 저돌적인 '문빠' 민주당 부담되나


이런 문빠의 저돌적인 행보는 민주당 내부 방침과도 온도 차이가 있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경향신문사에 '민주당은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한 임미리 교수와 칼럼 담당자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여론 반발이 일자 14일 취하했다.


하지만 임 교수는 이날 취재진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민주당은 고발 철회와 함께 당 지도부의 사과 표명이 있어야 함에도 공보국 성명 하나로 사태를 종결시키려 한다"고 비판했다. 당 차원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자 오는 4·15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 출마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공식사과를 했고, 임 교수는 이를 받아들여 사태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문빠는 고발을 취하한 민주당을 대신해 임 교수를 또다시 고발했다. 민주당 처지에서는 칼럼 고발 검토에 따른 표현의 자유 위축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상황에서 다시 비판 국면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문빠가 일으킨 일종의 '파울볼'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11월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11월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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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빠는 기존의 정치인 지지세력과 달라…하나의 현상으로 이해해야"


문빠가 오는 총선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민주당에 부정적 영향은 끼치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빠는 기존의 정치문법으로 해석할 수 없는 하나의 사회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문빠는 통상적인 정당의 지지층이나 '노사모' 등 정치인 팬클럽과는 다른 형태의 지지자들이라는 것이다.


'문파, 새로운 주권자의 이상한 출현'의 저자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18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문빠는 전통적인 정치인의 조직 세력이 아닌 하나의 '현상'이다"라면서 "기존의 정치적 관점으로 이들을 해석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빠가 민주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당은 당 입장이 있어 그대로 가는 것이고, 문빠는 또 문빠 나름대로 흘러가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박 교수는 "전통적인 정치인 지지 세력을 말하자면 명령을 내리는 누군가 있고, 그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이 기존의 모습인데, 문빠는 그런것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문빠의 현상을 해석하지 못하면 앞으로의 정치 현상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단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층인 '달빛기사단', '문꿀오소리' 등은 그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주권자의 모습이라는 해석이다.


박 교수는 또 '노사모'와 '문빠'는 다르다고 정의했다. 그는 " 노사모는 조직이 있고 회원이 있었다"며 "반면 문빠는 조직이 없다. 현상일 뿐이다. 그런데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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