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임금수준은 얼마?" 직종·경력별로 한눈에 본다

고용부-노동연구원, '사업체특성별 임금분포 현황' 발표

아시아경제DB=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나와 비슷한 연차에 동종 업계 직장인들은 임금을 얼마나 받을까?"

매달 회사에서 월급을 받는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이와 같은 궁금증을 가져봤을 것이다. 나의 임금이 동종 업계에서 어느 정도 수준인지 비교할 방법이 딱히 없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사업체 규모, 직업, 경력, 성별 등 6가지 변수에 따른 임금 수준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고용노동부와 한국노동연구원은 18일 '사업체특성별 임금분포 현황'을 가공·분석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치 통계를 활용했으며, 표본 근로자 수는 약 230만명이다. 사업체 특성(규모·산업), 직무특성(직업·경력) 및 인적속성(성별·학력) 등 6가지 변수를 교차 분석해 도출한 결과다. 초과급여를 제외한 정액급여와 특별급여를 합산한 연간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값 ▲하위 25% ▲중위값 ▲상위 25% 등 4가지 수준별 임금정보가 제공된다. 임금직무정보시스템(www.wage.go.kr)사이트에 들어가 '임금정보-사업체 특성별 임금분포현황'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통계를 활용하면 전반적인 임금분포 현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와 같은 업종 또는 비슷한 규모의 기업에서 유사한 일을 하는 다른 노동자의 임금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금융업에서 일하는 2년차 대졸 사원의 연간 임금 수준의 경우 중위값은 4064만8000원, 평균값은 4780만2000원이다.

실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정부나 민관기관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시장임금 정보가 제공되고 있다. 최근에는 성별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공개범위를 더욱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임금 정보를 기업의 '경영상 비밀'로 인식해왔다. 이 때문에 실제 현장에서 기업과 노동자들이 참고할 만한 시장임금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지난해 11월 고용부가 개최한 기업 현장 간담회에서도 상당수 인사 담당자들로부터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충분한 임금정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제시된 바 있다.

이번 통계를 통해 특정 업종 내에서 사업체 규모나 직업별로 임금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참고할 수 있다. 다양한 직업별로도 사업체 규모나 경력, 성별·학력 등에 따른 전반적인 연간 임금수준을 알 수 있다. 또 남녀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도 확인해 볼 수 있다.

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오계택 소장은 "원하는 정보들을 일일이 검색해 비교해야 하는 현행 임금정보 제공방식과 달리 보다 상세한 전체 통계자료를 제공함으로써 현장의 임금정보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 소장은 "외국의 경우처럼 장기적으로 노동시장 내 자율적인 임금격차 완화 기제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는 매년 하반기에 '사업체특성별 임금분포 현황'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임금분포, 격차정보와 관련된 공공인프라를 지속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며 "정부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노동시장 내 임금격차 및 양극화 완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